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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공모전, 입상자 남발현상

서예공모전의 숫자가 너무 많은데다 주최측이 응모작 대량 확보를 위해 입상작을 지나치게 늘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공모전이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 마치 국가 차원에서 치러지는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전국 규모의 서예공모전은 줄잡아 100여개. 여기에 각 지역단위로 열리는 것까지 합치면 200개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많은 공모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입상자를 매년 경쟁적으로 양산해내고 있는 것. 이는 응모자의 입상 성취감과 주최측의 수익증대가 서로 맞아떨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서가협회가 지난 2일 심사결과를 발표한 제11회 대한민국 서예전람회의 경우 1천858명이 응모해 대상과 우수상 등 무려 665명의 입상자를 냈다. 이중 입선자가 588명이었고, 특선자는 72명에 달했다. 다시 말해 입상자 비율이 응모자의 약 36%를 점해 석 점 가운데 한 점 이상은 입상 대열에 낀 셈이다.
11일 공모전 수상자 결과를 발표할 한국서예협회의 대한민국 서예대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해마다 평균 2천여명이 응모해 이중 20% 이상이 각종 상을 받아가는 것. 지난해에는 2천247명이 응모, 500명에 가까운 수상자를 배출해 22% 가량의 수상률을 기록했다.
공모전 주최자들이 상을 남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증대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서예공모전에 작품 한 점을 내려면 4만-5만원의 비용을 출품자가 주최측에 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서예협회의 경우 2천여명으로부터 1억1천여만원의 응모비를 거둬들였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우수상, 특선같은 큰 상을 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이에 비해 지출은 매우 적어 결과적으로 주최측이 얻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그나마 일부 공모전은 대상 입상자에게 5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상금을 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수의 공모전이 저마다 성행하는 이유는 입상을 원하는 서예인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서예인구는 줄잡아 300만명. 특히 40대를 넘기면서 서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데, 응모자는 입상 사실만으로도 적지 않은 성취감을 얻을 뿐 아니라 경력이 쌓이면 '초대작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응모비 5만원 정도는 아깝게 않게 지출한다는 것.
다시 말해 입상자 남발은 주최자와 응모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효과를 내며 나아가 전국에 산재한 수천여 서예학원의 생존을 유지해주는 간접적 비결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입상자가 많은 만큼 상의 권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서예인은 "서예공모전에는 너무 많은 거품이 끼어 있다. 여기에 심사의 불공정 의혹도 제기되곤 한다"면서 "공모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서예전이 공신력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대한민국' 명칭도 문제다. 이는 서예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미술공모전에 해당된다. '대한민국' 명칭 사용은 정부가 미술공모전을 주최했던 '국전' 시대에 쓰던 말로, 민간단체가 국호를 버젓이 내거는 것은 마치 정부 행사인양 오해할 소지가 있는 등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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