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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병역이행 명문가 시상식 참관기

 

모든 것은 시간이 흐르고 세태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변화의 흐름을 마냥 묵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 있다. 국가 안보와 보훈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세대의 초등학창 시절엔 반공 방첩(愛國·愛族) 등이 강조되고 국가 안보에 대한 학교 교육도 많이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엔 교련복을 입고 등교하고 교련조회도 하고 교련 경연대회도 했다.

 

요즘은 24개월 복무기간과 보다 나아진 군내무 시설과 친구와 동반 입대 및 입대일 선택의 여지도 있고 군복무 3년 유급지원병제도가 있는 세태가 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과거처럼 국가를 위해 희생하려 하지 않으며 국가안보에 대한 의식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 행정안전부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전쟁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답하는 등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안보인식이 매우 낮아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시기에도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보훈의 달 6월. 때 마침 집 우체통에 우편물 한 통이 날아들었다. 병역이행명문가 시상식 초청장이었다. ‘병역이행명문가’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아직까지 생소할 것이다. 나 역시 작년에 병무행정발전 시민참여위원으로 위촉되어 시상식에 참석하기 전까지는 그랬었다.

하지만 행사에 참석하고 그 의미를 알고 난 뒤에는 우리에게 점점 잊혀져가고 변질되어 가는 보훈의식을 일깨워주는 뜻 깊은 행사라는 것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TV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병역이행명문가’ 시상식이 제대로 홍보·전달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역이행명문가(兵役移行名文家)란 한자가 말해주 듯 병역이행을 명예롭게 한 가족을 말하는 것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는 3대 가족(조부, 아버지 형제 즉 백·숙부, 본인 및 형제·사촌형제) 모두가 현역복무를 명예롭게 마친 가문을 지칭하는 것이다.

 

또한 병역이행명문가 시상식은 이들 명문가를 표창하고 시상하여 병역의무를 명예롭게 마친 사람이 우대받고, 긍지와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병무청이 2004년부터 매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올해는 어떤 사연의 가문이 수상하게 될까? 기분 좋은 기대감으로 수상자들의 사연과 면면을 살폈다. 올해 대상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헌표씨 가문은 1대 고(故) 이강호씨가 6·25전쟁에 참전하는 등 3대 가족 11명이 총 415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한 그야말로 명문가문이다.

특히 고(故) 이강호 준위는 6·25전쟁에 참전해 임무수행 중 인민군에게 잡혀 사형장으로 끌려가던 중 가까스로 탈출해 목숨을 건졌으며, 그 후에도 끝까지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여 ‘금성화랑무공훈장’과 ‘육군참모총장 표창’을 수상했다.

또한 매년 명문가와 같이 표창하는 모범병사로 선정된 이들은 징병신체검사결과 질병으로 면제판정을 받았으나 질병을 치유하고 자진 입영하거나, 국외영주권자로 병역이 면제되었음에도 굳이 조국을 지키겠다며 이역만리에서 달려와 성실한 군생활로 모범을 보이는 병사들의 조국애(祖國愛)에 대한 고마움에 절로 가슴이 훈훈해진다.

 

또한 연예인들의 군복무도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가끔 매스컴 등에서 어떻게 병역의무를 회피해 보려고 가진 편법을 동원하거나 아님 병역의무를 좀 더 편하게 해볼까하는 생각에 젖어있는 현시대 청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본보기의 모범사례였다.

혹자들은 현 시대가 국가안보와 보훈의식 부재의 시대라며 비판한다. 하지만 비판만 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전혀 없다. 반드시 비판과 함께 합리적인 대안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병역이행명문가 시상식은 좋은 대안이 된다고 본다. 우리 주위에서 묵묵히 조국을 위해 애쓰신 분들을 찾아내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으로 삼아야 한다. 이따금씩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우리의 안보의식을 재점검하게 함은 물론 그런 분들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자부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정답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를 힘들어 한다. 하지만 힘들뿐이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2004년 이후 해마다 선정되는 명문가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조금 힘들더라도 그 분들을 보며 나라사랑하는 마음과 안보의식을 다시 한번 점검·확인할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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