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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FTA 파고 슬기롭게 대처하자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원양어선인 230t급 ‘지남호(指南號)’가 부산항을 출발한 지 51주년이 되는 해이다. 작은 선박 1척으로 시작해 1970년대 말 850여 척으로 최대 번성기를 구가하고, 도하어젠다개발·자유무역협상 등 개방화 흐름 속에서 침체기를 맞기까지 원양어업은 험난한 역사를 거쳐왔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대한민국의 재건을 위한 우리민족의 의지는 이처럼 바다를 개척하기 위한 의지로 분출되었다. 이 지남호를 필두로 우리 원양어선들은 속속 망망대해의 해외어장으로 진출해 소중한 외화를 벌어 들였다.

 

우리나라 원양선단이 초라하기 이를 데 없었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1977년 무렵엔 850척의 선단을 보유할 정도로 번창하기도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멀고 먼 바다로 나간 우리 원양어선원들이 이때 벌어들인 소중한 자금들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번영된 한국의 밑거름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일찍이 5대양 6대주의 험난한 바다로 뛰어든 원양선사들은 단순히 원양수산물 어획 및 판매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원양수산물을 가공하는 식료품 생산업체를 설립, 다양한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굴지의 식품회사들로 성장한 것이다.

 

특히 원양어선들이 주로 공급하는 참치(다랑어)회와 통조림, 그리고 게맛살 등은 아직도 인기있는 식료품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원양어업의 역사는 원양어선의 역정 만큼이나 매우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1977년 미국과 러시아의 200해리 EEZ 선포로 일시에 북태평양 어장을 상실하는 어려움에 봉착한 적도 있으나 북해도 및 뉴질랜드, 호주 근해의 새로운 어장을 개발해 원양어업의 명맥을 이어왔다. 1998년엔 일본이 한·일어업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함에 따라 북해도에서 조업하던 트롤어선들을 감척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1994년 UN 해양법 발효 후 바다를 낀 연안국들의 보호조치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어장을 개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 해졌다. 그나마 높은 조정관세에 의해 보호를 받아 왔으나 자유무역협정(FTA)이 대세인 지금 우리 원양수산물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현재 우리 원양어업 환경은 원양업체들이 보유한 선단이 393척에 불과한데서도 그 어려움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타결된 한미 FTA로 인해 미국에서 많이 생산되는 명태와 민어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미 FTA체결로 수산업이 입는 피해는 약 4천200억원 정도이며, 이 가운데 원양어업이 2천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한미 FTA에 따른 원양어업 피해에 대해 가능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원양어업의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피해대책은 두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FTA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원양어업 업종에는 소득보전 직불제를 도입하고 폐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FTA 발효 후 수입증가에 따라 국내가격이 협상체결 이전의 가격보다 하락하는 어종에 대해 일정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상실하는 업종에는 협상 이전 연평균 수익금의 3년분 정도를 지급하고, 선박은 잔존가격을 산정하여 정부매입을 통해 폐업을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영세한 원양업체들이 공동으로 어획물 운반, 가공, 판매 등을 담당케 하는 관리회사 설립을 지원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영비용을 절감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도 갖고 있다.

 

정부는 또 관리회사가 어획물 운반선을 도입하거나 가공공장 건립 시 시설자금과 일정기간의 운영비도 저리로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원양어선은 평균 25년의 노후화된 선령으로 인해 수리비, 유류비 등 운항경비 증가 및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높고 어획물의 선도유지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설비 현대화를 통해 항해·어획·장비·냉동설비 등을 교체토록해 항해안전을 도모하고 어획물의 신선도 유지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 시대에 있어 개방화는 거역할 수 없는 추세로 어차피 넘어야 할 파도라면 정부, 업계가 힘을 합쳐 슬기롭롭게 대처하여야 한다. 좁은 국토에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바다에 미래가 있음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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