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여객 청사 안은 금연 구역이다.
외부 공기가 유입되는 창문 시설은 없지만 24시간 내내 인공적으로 공기가 정화되고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많이 북적거려도 늘상 일정한 기온으로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여객 청사 내부는 그렇다지만 공항 여객 청사를 나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인천국제공항은 섬과 섬 사이 바다 한가운데를 메운 곳에 건설되어 주변은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경치 좋고 공기가 좋을 것 같지만 그건 여객터미널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사정이고, 여객 청사를 나서는 바로 그 순간에는 전세계인이 모이는 국제공항답게 국적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담배를 피울 줄 아는 사람들이 뿜어대는 종류도 다양한 담배 연기에 숨이 막히고 눈이 따갑다.
인천국제공항은 2006년과 2007년 2년에 걸쳐 국제 공항협회가 주관한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에서 최우수 공항상을 수상하여 2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3년 제패를 노리는 인천국제공항은 여객터미널 안에 최신 시설의 깔끔한 흡연실이 있으나 흡연자들 대부분은 이를 잘 모른다.
여객 청사 1층 입국장 바깥은 3층 출국장 고가도로가 지붕 역할을 하여 환기가 좌우로 밖에 안되기 때문에 흡연자가 뿜어내는 담배 연기는 하늘로 날아가지 못하고 옆사람에게 날아간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다.
3층 출국장 밖 역시 인도상에 지붕이 설치되어 있어 바람이 주로 좌우로 불기 때문에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세계 사람들이 한국을 찾아, 대한민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 여객 청사를 나서면서 느끼는 첫 인상은 매운 담배 연기로 인한 찡그림이다.
금년 3월 인천공항에 전철이 연결되면서 해외 여행 목적이 아닌 1일 관광코스로 공항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청사 밖 여기저기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공항을 처음 찾는 일부 나이 드신 분들은 아무 곳에서나 담배를 피워도 되는 줄 알고 심지어 여객 청사 내까지 담배를 피우면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최근 북한 조선 중앙 방송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 자료를 인용하여 세계적으로 흡연에 의한 인명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하루에 담배 1갑 이상을 피우면 폐암 발병률이 16배나 증가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달 18일 인천 남구의회는 제142회 임시회의에서 금연 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참석의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일본 오사카시(市)에서는 지난 1일부터 노상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금한다는 시 조례에 따라 시(市) 중심 거리인 미도스지가(街에)서 담배를 피운 사람에 대해 1000엔(7950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담배 왕국(王國) 중국도 금연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와 TV연속극에서 흡연 장면을 규제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비에르 베르트랑 프랑스 보건장관은 프랑스에서 매년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6만6000명에 이르고 매년 5000명이 간접 흡연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의 바깥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인천국제공항 청사에 근무하는 상주 직원으로서 담배 연기 없는 깨끗하고 청정한 공항으로 3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