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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간관계에서의 고정관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와 조직, 집단에 속해 있으며 많은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과 매일 얼굴을 맞대며 근무하고 있고, 업무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또는 전근이나 이직, 전업 등과 같은 이유로 같이 근무했던 동료들이나 거래처 사람들을 떠나보내기도 한다. 인간의 삶은 끊임없이 관계의 형성과 단절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잘 알고 있을까? 함께 근무하는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을까?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내 머리 속에 들어와 있는 타인은 이미 내가 만들어 놓은 이미지 일뿐 진정한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지과정에서 많은 오류를 범하며 타인의 이미지를 만들게 된다.

가장 흔히 범할 수 있는 오류가 어떤 사람에 대한 부분적 특성이나 첫 인상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는 현상(pars pro toto)’이라고 한다.

또한 반대로 특정한 집단을 대할 때, 그 집단 구성원 모두가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도 빈번하게 범하게 되는데, 이러한 오류를 ‘전체가 부분을 나타내는 현상(totum pro parte)’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는 올바른 인식 과정을 왜곡하게 만들어서 우리의 기억 속에 고정관념(stereotype)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고정관념은 본질과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얼굴형이 역삼각형인 사람은 머리가 우수하여 학식이 높고 지적인 사람이라고 여긴다던가, 근면한 사람은 업무시간이 많아 성과가 높을 것이라고 여긴다던지 하는 것은 사람의 일부분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확대 해석하는 경우일 것이다. 반대로 살이 찐 사람들은 성격이 느긋하고 관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던지,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은 자만심이 강하고 이기적일 것이라고 여긴다던가 하는 것은 특정 집단의 특성으로 어떤 사람을 미루어 짐작하는 경우일 것이다.

고정관념은 심리적 경제성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적 사고를 보조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고정관념과 일치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일반화하여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한다면 당혹스러운 경우를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는 현상(pars pro toto)’과 같은 오류에서는 첫 인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사람을 소개하는 단어들의 순서를 긍정적인 단어부터 시작하게 되면 좋은 첫 인상을 가지게 되고, 부정적인 단어부터 시작하게 되면 좋은 않은 첫 인상을 가지게 된다. 어떤 단어를 선택하여 소개를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사람에게 다른 평가가 내려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는 ‘선행효과’라 한다.

자주 범할 수 있는 또 다른 인지적 오류는 인식 대상의 배경(출신 지역이나 학교, 거주지, 직업 등)으로 인하여 인식 대상을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오류를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하는데, 미국의 심리학자 숀다이크(E. I. Thorndike)는 이러한 오류로 인해 인식 대상이 어떤 사람이냐에 상관없이 그에 대한 평가가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XX학교 출신이라 일을 잘 한다든지, △△지역 출신이기 때문에 성격이 무뚝뚝하다든지, 서울 OO동에 사니까 경제적 능력이 있다든지, 직업이 OO이니까 수입이 많다든지 하는 식은 평가는 바로 후광효과에 의해 발생하는 인지적 오류이다. XX학교 출신도 일을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지역 출신도 다정다감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사람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초기에 이러한 잘못된 인지적 오류는 ‘잘못된 만남’을 만들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외에도 인간이 갖는 인지과정의 심리적 한계는 많다. 타인을 만나 진정한 상대를 알고 싶다면, 마음을 열고 상대를 느껴야 한다.

소유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상대를 평가하는 잣대로 들이댄다면, 인지 대상이 되는 상대는 여러분의 머릿속만 존재하는 이미지가 될 것이다.

친구, 선배, 후배, 동료, 가족 등 여러분 주위 사람들을 여러분은 얼마나 많이, 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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