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계절의 밤에/뜰에 나가 달빛에 젖는다/왜 그런지 섭섭하다/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후략)"
28일로 10주기를 맞는 '귀천(歸天)'의 시인 천상병(1930-93)의 미발표작 '달빛'이 발굴됐다. 부인 목순옥(65)씨가 집안 살림을 정리하다가 최근 발견한 이 시는 그가 병원에 입원하기 직전인 1987년 말에 지은 작품이다.
천 시인은 이 시에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불안한 마음으로 예감하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는 "밤은 깊어만 가고/달빛은 더욱 교교하다/일생동안 시만 쓰다가/언제까지 갈 건가/나는 도저히 모르겠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좋은 일도 있었고/나쁜 일도 있었으니/어쩌면 나는 시인으로서는/제로가 아닌가 싶다/그래서는 안되는데"라고 회한을 나타내면서도 "돌아가신 부모님들은/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양지는 없고"라며 삶의 근원에 대한 그리움을 표시했다.
이 작품은 이승의 삶을 돌아보며 저승을 넘본다는 점에서 대표작 '귀천'과 더불어 쌍을 이루는 절명시(絶命詩)로 평가된다.
서울 관훈동에 카페 '귀천'을 20년 가까이 운영해오고 있는 목씨는 '천상병 기념관'을 인사동 거리에 있는 자신 소유의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 천 시인의 유품과 사진 등을 전시한다. 그의 10주기 행사는 21일부터 6월 말까지 경기도 의정부 예술의전당 등 국내외에서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