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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해적(海賊)

신금자 수필가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 1,2,3편의 주인공인 잭 스패로우 선장은 해적이지만 악역이 아닌 의적(義賊)으로 묘사되고 있다. 매순간 고뇌하는 그가 고독하고 낭만적인 매력까지 풍긴다. 그는 착한 사람도 악당도 아니다. 모든 해적 영화가 최고와 최악의 도덕적 모호함에 뿌리를 둔 탓이다. 그것은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모든 걸 잊고 극장에 박혀 자신이 해적이 되어 만끽해 볼 수 있는 자유로움을 주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현실에서 해적은 물건을 약탈하고 살인까지 저지르는 잔인하고 무자비한 악당에 불과하다.

물론 해적 출신으로 명예를 떨친 사람도 있다. 실제 카리브 해를 주름잡던 헨리 모건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해적으로 영국령 자메이카의 부총독까지 올랐으며, 영국의 프랜시스 드레이크 제독 역시 해적이었지만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해상을 장악한 영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 우리를 무수히 괴롭힌 왜구(倭寇)는 어떤가. ‘왜구’란 ‘왜인(倭人)들이 노략질했다’라는 뜻으로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해적 집단이었다. 고려 말부터 조선 초에 걸쳐 매년 우리 나라를 침입했고 그 피해도 막대했다. 이 왜인들의 노략질은 고려 공민왕 때에는 115회, 우왕 때에는 278회의 침입 기록이 있을 정도로 심했다.

우리는 아직도 그 해적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인도양과 홍해를 잇는 소말리아 해역에 해적들이 심심찮게 출몰한다. 소말리아 해적들이 활동하는 소말리아 해역은 수에즈 운하를 오가는 상선과 아라비아 해를 빠져 나온 유조선이 붐비는 해상교통의 요지이다. 우리 나라 선원들 역시 이들에게 세 번씩이나 납치됐다. 무서울 것 없는 이들이 최근엔 탱크 등 무기를 운송 중이던 우크라이나 화물선도 납치했다한다. 21세기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이때에 해적이라니, 16세기 대항해시대로 돌아가기라도 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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