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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자면제 그렇게 좋은가?

우리나라도 VWP(미국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비자 없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 프로그램의 가입소식이 꼭 그렇게 반갑고 달갑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아직은 정리가 잘 되질 않는다.

6·25 전쟁 이후 미국은 우리에게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였다. 어떻게든 미국만 가면 성공의 절반을 이룬 셈이었고 너도 나도 미국유학 또는 이민은 신분상승의 가장 큰 지름길로 여겨져 온 게 사실이다. 시민권을 얻기 위해 위장 결혼을 하고 미군병사들과 국제결혼이라 해서 시샘어린 눈총도 받아온 게 우리의 얼룩진 현대사였다. 차츰 유학생이 늘어나고 이제 웬만하면 ‘미국유학’ 쯤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하나의 과정으로 까지 보편화 된 것이다.그래서 우리의 관심은 늘 미국, 미국의 변화에 있었고 미국의 헛기침이 대한민국의 독감으로 증폭되는 과민성 미국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제 상황은 달라져야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없다. 미국 한 번 방문하려면 개인 수입명세까지 밝혀야 그나마 여행비자라도 받을 수 있었다. 웬만한 수준급 직장이 아니면 그 기준에 합당치 못했기 때문에 번번히 입국에 실패하곤 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내 더러워서 미국엔 안 간다.’는 오기로 버틴 사람들로 꽤있다. 그것이 꼭 반미감정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고압적인 자세를 감내해내기가 너무나 역겨웠던 까닭이다. 내년 초부터 비자 없이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그래서 한편으로 우리를 울적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화, 글로벌시대를 외치고 있는 지금도 미국만은 그렇게 ‘들어가기가 까다로운’ 나라였던가, 우리의 혈맹이요, 최선의 동맹국이라는 미국에 왜 그렇게 큰 장벽이 있었던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번 합의는 양국을 여행하는 사람 가운데 의심이 가는 사람에 한해 자동조회 방식으로 확인하도록 한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이른바 전자여권을 먼저 발급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단 유학이나 이민 등 장기 체류자들에게는 이 제도가 전혀 해당이 안된다. 비자 신청을 거절당했거나 육로 또는 배를 타고 가도 비자는 필요한 것으로 돼있다.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돈 내고 관광 가는 사람들은 그냥 들어오고 ‘먹고 살기 위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는 종전의 심사 제도를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쌍수들어 환영할만한 조건은 아무것도 없다. 단체관광으로 가면 언제라도 미국입국이 가능하다. 비자고 뭐고 특별한 제한이 없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문호개방은 상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미국에서 한국에 입국하는 미국여행자들에게도 똑같은 조건이 부여될 것인 만큼 우리의 입국 심사과정도 달라져야하고 무분별한 입출국을 스스로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처한 입장을 우리 스스로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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