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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원은 직업이 아니다

80년대 초 사나이다운 직업 1위는 대통령이었다. 2위는 프로야구감독, 3위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4위는 영화감독….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되던 유행어였는데 그 속은 짯짯이 들여다보면 역시 젊은이다운 풍자와 패러독스가 밉지 않게 숨어있다. 대통령의 상징은 최고 권력이다. 정치가의 대표주자, 모든 정치인들의 꿈은 대통령이라 할만하다. 따라서 정치인, 선출직 의원들은 대표적인 정치인으로 꼽는다. 직업 정치인이라는 말도 생겨났고 장관이 직업인 정치인도 출현했다.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치인들을 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 선거 때만 되면 굽실거리는 검은 양복의 기름진 사내들이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하는 일도 별로 없고 목소리 큰놈이 장사라고 어깨 힘주고 목울대만 세우는 것이 정치인들의 초상이라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국회의원을 직업분류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들고 나섰다. 교과서 개선 요구 자료에 따르면 문광부는 국회의원을 제외하고 연예인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엄청난 세태의 변화다.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 이렇게 나타나는가 싶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방의회 의원들은 어떻게 되는가도 궁금하다. 대부분 2중 직업을 갖고는 있지만 그들은 주유소 주인이나 건설회사 사장 명함보다는 뱃지를 더 앞에 내세운다. 그만큼 선출직은 권위를 인정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들의 관심과 희망이 정치가→국회의원→대통령의 등식을 여지없이 깨버린 것이다.

사·농·공·상의 신분계급이 사라진지 200년이 넘었다.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리고 능참봉도 벼슬이라고 뒷짐 지고 헛기침 한 번에 상것들은 수없이 머리를 조아렸었다. 광대 패에 딴따라 때가 득세하고 청소년들의 일상을 좌지우지하는 문화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현재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는 아직도 ‘계급과 신분’이라는 단어가 명징하게 박혀있다. 언제적 계급이며 어느 세월의 신분인지 이것도 바꿔야 마땅하다. 우리의 헌법에서 계급개념은 용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옛말 그른데 없고 민심이 천심이라 했다.

더구나 요즘은 청소년들의 사회의식은 기성세대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고 민감하다. 이들의 주장은 ‘거리감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거다. 투표도 하지 않고 정치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도 의원에 대한 거리감 때문이다. 국회의원을 우리의 이웃이라 여기지 않고 권력을 쫒는 정치문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땀 흘려 일하고 능력껏 보수를 받아가는 직업으로 보아주기가 거북하다는 것이다. 힘 있고 능력 있는 자들이 가난하고 여린 서민들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것, 밤낮을 가리지 않는 권력 싸움판만을 봐왔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정상적인 직업군으로 다시 분류될 날이 올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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