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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할말을 잊게 한 초3 일제고사

“거의 모든 사람이 역경을 견딜 수 있지만 사람의 인격을 시험하려면 그에게 권력을 주어보아라.” 링컨이 한 이 말을 우리 교육계의 시험에 견주어 말한다면 “학생의 학력을 시험하려면 그에게 정확한 시험문제를 주어보아라.”로 바꿀 수 있을 법하다.

보도된 바와 같이 일부 학부형과 교육계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8일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학력 진단평가 일제 고사 때 출제 문항 오류가 발생해 재시험을 치르는 등 있어서는 안될 사태가 벌어졌다.

일제 고사는 이날 오전 10시 40분부터 11시 20분 사이에 도내 1068개 학교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그런데 시험이 시작된 19분 후에 경기도교육청이 11번 문항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고, 시·군교육청에 오류 정정을 통보하고, 시·군교육청은 관내 학교에 같은 사실을 알리느라 소동을 벌였다.

시험 중간에 긴급 지시를 받은 일선 학교에서는 문제를 고쳐 주거나 이미 시험을 끝낸 학교에서는 거둬들였던 시험지를 학생들에게 돌려 준 뒤 다시 풀게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 못해 할말을 잊게 한 시험이었다. 이번에 실시한 일제 고사는 시행을 앞두고 시험지옥의 재현과 귀족학교 부활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당국은 기초학력에 대한 진단평가의 필요성을 내세워 일제 고사를 치렀다. 모든 사안에는 찬성과 반대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시험의 찬반에 대해 굳이 언급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가 수준의 시험을 치르면서 잘못된 출제 문항을 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시험이 한창인 상황에서 전통(電通)을 통해 오류 정정을 알리느라 야단법석을 떤 촌극(寸劇)을 보면서 우리의 시험문화가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나 싶어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일제 고사에 반대해오던 일제고사·귀족학교반대경기시민사회연합회의는 즉각 시험 문항 오류출제를 문제 삼으면서 관계자 문책과 함께 15개 시·군교육청과 300여개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나섰다.

인간은 실수하는 동물이다. 도교육청도 때로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사정과 성격이 다르다. 때문에 단순한 실수로 인정하고 넘길 사안이 아니다. 1068개 학교에서 1만1천여명의 초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시험 당일 현장에서 겪은 충격과 혼란, 거기에다 존경해 맞이 않던 교사와 어른들이 저지른 난장판을 보고, 수험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되물을까봐 걱정된다. 도교육청은 관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공개사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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