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각종 모임이나 회식자리에서 가장 많이 외치는 구호가 “구 구 팔팔”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은 99세까지 팔팔하게 즉 건강하게 오래 살자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1960년대 이후 놀라운 발전을 이루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져 의식주가 해결되고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을 찾게 되었으며 특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문화생활과 레저생활을 즐기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도 제 각각인 것 같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웃음치료프로그램을 수강하기도 하고, 몸에 좋은 유기농산물을 찾게 되고, 취매생활을 하는 등 그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의 식탁이 각종 공해와 중국산 농산물의 파동으로 안전을 답보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의 건강을 확실하게 보장할수 있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각자의 신체리듬과 기호에 맞는 운동을 하면서 자기와 같은 운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고 교류를 하기 위해 동호회를 만들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요즘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동호회가 마라톤 동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전국적으로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마라톤대회가 연간 270여 대회가 된다고 한다. 그만큼 마라톤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마라톤의 역사는 약 73년이다. 마라톤 첫공식 기록은 1927년 조선신궁 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봉주가 세운 3시간 29분37초이며 현재는 이봉주의 2시간07분20초가 기록이다.
아마 마라톤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마라톤을 모르는 이라도 누구나 다 아는 마라톤 선수가 있다.
손기정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29분19초라는 한국 최고기록 및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면서 월계관을 썼다.
암울했던 일제 치하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면서 민족의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한민족의 한을 풀어주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국민들에게 친숙한 마라톤을 통해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가평을 전국에 알리기 위한 제1회 에코피아(Ecopia)-가평 마라톤대회가 지난 12일 2000여명의 건각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가평의 새로운 명소로 부각되고 있는 자라섬과 남이섬을 바라보며 강변도로를 따라 만개한 코스모스와 야생화를 만나며 달리는 코스는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환상의 코스다. 진정한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꼭 달려보고 싶은 코스라 생각된다.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고 휴일을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가평을 찾아주어 다소 교통이 혼잡스러웠다.
하지만 자기와의 외로운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는 주민들의 성숙한 의식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낙오자 한명없이 전원이 완주한 훌륭한 대회였다.
산좋고 물맑고 또한 넉넉한 인심이 좋아 누구나 친구가 되고 이웃이 될 수 있는 가평. 오늘 하루 오곡백과가 풍성하게 익어가는 가평의 들녘을 달린 것만으로도 가장 소중한 건강을 얻어갔을 것이라 믿는다.
내년에는 더 많은 동호인이 참가할 것을 기대해 본다.
지병록 <가평군청 사회복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