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복을 입은지도 26년, 그 중 교통계에 근무하면서 단속과 사고처리를 해 온 것이 재직기간의 반이 넘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스스로에겐 짧았던 세월이었지만 그동안 수백, 수천건에 이르는 크고 작은 갖가지 교통사고를 접해왔다. 경찰의 인력으로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막을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터지고 있는 사망사고에 압박을 받고 있으며, 그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통경찰관은 좀더 바쁜 발걸음과 현장점검 및 사고처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대형사고와 연결되는 여러가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자고 거리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같은 장소에서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현장점검과 신속한 사고처리를 위해 도로 한 복판을 헤매다닌다. 올해 초 이명박 정부가 임기5년 이내에 교통사고 사상자를 지금의 절반수준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교통사고 사상자 절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비단 경찰관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과제다.
운전자의 안전운행습관이 교통사고 발생률을 낮추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이고, 그것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운전습관이 몸에서 묻어나올 때 현실적으로 그 성과가 나타난다.
승차 후 안전띠를 착용하는 습관, 교차로를 무리하게 진입하지 않고 과속하지 않는 것, 방어운전하는 습관 등이 그것들이다.
최근 수학여행단 버스 11대가 한라산에서 서귀포로 이동 중 브레이크 조작 잘못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고, 학생들의 안전띠 미착용으로 사망 3명, 중경상 40명에 이르는 큰 피해가 있었다.
사소한 주의만 기울였다면 이런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무대포 형, 무조건 우기고 보자는 막무가내 형,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안전불감증형의 운전자들이 올바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애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