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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인간과 뱀

신금자 수필가

바야흐로 까치독사, 아니 뱀의 계절이다. 요즘 소풍이라도 나섰다간 어김없이 출몰하여 수선을 피게 하는 이가 이 뱀선생이다. 파충류 중에서 가장 특수하게 진화된 동물군으로 몸이 가늘고 길며 다리, 눈꺼풀, 귓구멍 등이 없고 혀는 두 가닥으로 갈라져 있다. 중생대 백악기의 도마뱀과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 아닐까? 만약 뱀에게 귀, 쌍꺼풀 따위는 차치하고 짧은 다리라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뱀이 이동할 때 배를 밀고 다니니 징그럽고 혀는 내밀기만 해도 혐오스럽다. 뱀은 시력이 아주 약하고 귀는 퇴화되어 있으나마나하다. 그런 탓에 다리와 눈, 귀를 대신해서 혀로 그 냄새나 물체를 식별하려다보니 가늘고 긴 혀마저 둘로 나뉘어졌으리라. 그러나 사람을 직접 해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위험한 종은 독사에 국한되며 큰 뱀도 사람을 습격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애완용으로 집에서 기르기도 한다. 사실 뱀만큼 이유 없이 부당한 대접을 받는 동물은 없다. 뱀에 대한 여러 기록들이 있지만 성경에서 이브를 유혹해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게 한 것이 원죄이리라. 이로부터 뱀은 신의 저주를 받았고 인간은 항상 뱀의 간교함에 시달림을 받아야 했다. 이는 모두 설화의 세계에서다. 즉 뱀과 인간은 숙명적으로 만나왔다. 우리 나라 설화에도 뱀은 곧잘 등장한다. 강원도 치악산의 상원사 연기설화(緣起說話)도 사악한 뱀과 은혜 갚는 꿩의 이야기다. 우연일까? 이 ‘원시적인 사고’ 속에도 뱀과 인간은 미묘하게 닿아 있다. 설화지만 늘 뱀은 의인화 되어 사람과 교제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들은 뱀을 대하는 겉마음과 속마음이 다른 것 같다.

구렁이가 집에 숨어들면 좋다하여 절대로 내쫓지 아니하고 뱀꿈도 태몽이라며 반기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올해도 여전히 뱀이 동면을 위해 다닐만한 산길에는 뱀을 잡기 위한 그물망이 깔렸다니 우리의 자화상이 더 혐오스럽지 아니한가.

농염하게 무르익어 가는 계절에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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