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고사 실시 이후 우리 교육계에 또 치열한 공방이 일어나고 있다. 전교조와 일부 진보적인 교육시민단체들은 일제고사가 아이들을 경쟁과 노예로 만들고 학교를 서열화한다고 주장하면서 시험 거부 선언했었다.
일제고사 실시는 교육의 획일화를 조장하고 성적 공개가 필연적으로 학생들을 무한 경쟁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런데 반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교육의 성과를 판단하고 기초학력이 뒤처지는 학생들을 가려내 이들의 학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국단위의 학력평가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일제고사 실시는 선의의 교육경쟁을 불러 일으켜 교육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학생과 학부모의 직접적인 이익을 주며, 결국에는 공교육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는 한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논란의 핵심은 평가방법에 있다.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실시를 반대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들의 주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평가 자체를 반대하거나 아니면 교육에 있어서 경쟁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는다. 다만 평가와 경쟁이 필요하기는 한데 지금과 같은 방식 말고 다른 방식으로 하자고 주장하는 것 같다.
교육활동을 했으면 교육평가가 있어야 하는 것이고 평가를 한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지 평가툴이 있어야 한다. 만약 이를 부정한다면 학교는 ‘평가하지도’ ‘평가 받지도 않는’ 교사들의 천국으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 경쟁의 논리를 거부하거나 아니면 평가 자체를 부정하면 자기모순에 빠지고 만다. 어떻게 보면 살아간다는 것은 경쟁하는 것이고 심지어 더불어 살아가는 것 그 자체도 경쟁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이 사회적 선발의 기능을 수행하는 한 평가와 경쟁은 필수적이다. 교육은 사회 유지 존속을 위해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고 훈련하여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체제는 능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고 선발된 학생을 여러 종류의 범주로 나누어 적절한 형태의 교육을 제공하며 교육을 마친 학생들을 직업 세계로 내보내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완전 고용사회가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직능별로 직업별로 그 분야에서 경쟁을 통한 평가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문제는 경쟁의 본질을 남을 이기는 것으로 생각하는 데에 있다. 또 경쟁에서 이겨야만 부를 누릴 수 있고 사회적 성공의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령했다는 생각이 경쟁의 본질을 왜곡시킨다.
그리고 돈 많은 고학력의 부모를 둔 자녀가 교육경쟁에서 유리하고 또 질 좋은 사교육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본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교육경쟁의 본질을 호도하게 만든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그 결과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경쟁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
그리고 경쟁에서 졌다고 속상해 하지도 않는다. 지나친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경쟁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다. 경쟁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경쟁으로 인하여 자신이 불이익이나 손해를 당할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있거나 아니면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에 대한 강한 시기심과 질투심을 가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계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다름 아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데 공정한 경쟁의 조건을 동일한 출발점으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출발점이 제로 베이스(Zero-Base) 상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현실에 대해 억지춘향을 부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공산주의 국가에서조차도 이는 있을 수 없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공정한 경쟁의 기준을 교육수요자이나 아니면 학교 그리고 사회 국가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 이해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자면 일차적으로 학교교육이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명명백백하다. 좀 더 직접적으로 부연설명을 하자면 학교 교육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경쟁을 할 수 있는 장을 충분히 마련해 주면 된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교육적 문제들은 대부분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쟁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그러므로 학교사회의 다양화는 공정한 경쟁의 필수적 요건이 된다고 하겠다. 자기가 원하는 경쟁을 할 수 있으면 경쟁의 결과에 대해서 만족할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경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가 우리 학생들에게 필요하다. 우리는 이런 학교를 교육의 블루오션 지역으로 부를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