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남에게 선물을 하려고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 마음이 따스하고 아름다워짐을 느낀다.
그래서 백화점에 가서 넥타이라도 고를 때는 눈에 빛이 돌고 마음은 환한 미소와 함께 열려 있음을 느끼게 된다.주는 것은 이렇게 즐거운 일이다. 왜냐하면 정까지 얹어서 선물을 하기 때문에 더욱 정겨워지는 것이다.보통 자녀가 입학을 하거나 졸업을 하면 꽃다발은 기본이고, 어떤 필요한 선물을 생각해 두었다가 이때 한다. 이럴 때는 대개 부모가 자녀에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생일 선물은 아내가 남편에게 또는 남편이 아내에게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기혼자의 대부분은 생일 선물로 아내에게서 넥타이와 셔츠를 1번쯤은 받았을 것이다.
이렇게 받은 넥타이는 본인이 망설이며 고른 것보다 더 마음에 들고 자기 양복에도 어울리는 것 같은 감정을 갖게 한다.
뭐 꼭 부부간에 주고받는 생일선물만 어울리는 것은 아니다.
요즈음은 여러 관계의 사람끼리 폭 넓게 주고받는 생일 선물이 성행하는 것 같다. 이런 것에 비하면 추석 선물은 너무나 형식적이고, 의무 방어적 기분이 들 정도로 무덤덤한 느낌이다.
그러나 일 년에 한번 객지에 있는 자식이 고향의 부모님에게 드리는 추석선물은 그지없이 정겹고 흐뭇한 선물이다.
추석이 끝나고 상경하는 자식의 보따리 보따리마다 고향의 곡식이며 과일들로 꽉 채워진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선물일 것이다.
선물하면 뭐니 뭐니해도 크리스마스 이브를 앞두고 주고받는 연인끼리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문득 미국의 소설가 오 헨리의<크리스마스 선물>이 떠오른다.
델러는 자기 애인의 선물을 사기 위해서 머리카락을 잘라서 판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고상하고 고급스로운 플라티나 시계줄을 산다.
그 시계에 이 시계줄을 달면 짐은 누구 앞에서나 뽐내면서 기산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상상하면서. 한편 짐은 시계를 팔아서 델러의 선물로 머리빗을 산다.
델러가 오랫동안 브로드웨이의 진열장에서 본 뒤로 가지고 싶어하던 옆머리빗과 뒷머리 빗의 한 벌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머리에다 꽂기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색깔이라고 상상하면서 말이다.
선물도 이쯤 되면 만인의 심금을 울린다. 대개의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지만 개중에는 이렇게 슬프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주고받는 사람도 있다.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한. 중. 일 3국의 선물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자.먼저 일본인의 생활은 선물을 떠나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선물을 빈번하게 주고받는데, 일본에 있는 한국인과 중국인이 늘 경탄하는 것이 바로 일본의 선물 문화다.
실제로 선물을 주고받은 것이 귀찮아서 일본을 떠난 서양인까지 있다는 일본 체험기가 나올 정도다. 한국인도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의 국민답게 선물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리고 중국인도 예의 대국답게 선물 문화가 발달해 왔지만 두 나라 모두 일본만큼은 아니다. 선물이란 단어의 어원도 3국이 각각 다르다.
한국은 선물하면 ‘膳物’(선물)이란 한자와 같이 주로 먹는 식품. 즉 음식류, 술, 과자, 과일 등을 가리켰다. 중국은 ‘禮品’(예품), ‘禮物’(예물)이란 단어와 같이 예의적으로 드리는 물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일본어의 선물인 ‘오미야게’〔土産〕는 각 지방의 특산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여행을 갔다 오는 길에 꼭 그 지방 오미야게를 사들고 오는 것이 철칙처럼 되어 있다. 일본인의 선물 감각은 내용보다도 선물하는 행위자체를 의미한다. 선물 내용은 작고 귀엽고 깜직한 것을 하되 포장을 더 중요시 한다.
포장이 선물의 심볼이고, 내용물은 허술해도 상관없는 듯 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인의 선물 감각은 포장이나 겉치레보다도 선물 자체의 내용이 중요하다.
한국인도 선물 내용을 중요시 하며 중국인 다음으로 큰 것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중국인의 선물이 호박만큼 크다면 한국인은 오이만하고 일본인은 고추만하다고 표현할까. 하지만 요즈음 한국도 점점 포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선물이라는 것은 단순히 부모님이나 부부간, 친구간, 사랑하는 사람들간의 명절이나 기념일 등 반복적이고 연례적인 선물을 주고 받는 풍조 보다는 이제는 가장 따뜻한 가슴으로 마음속의 희망과 행복. 그리고 고마움을 주고 받는 정성스럽고 현실적인 선물을 하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