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생계형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 일부 서민들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절도 등 범죄 행각에 나서기도 하는 실정이다.
일자리를 잃은 50대가 ‘밥 먹게 1만원만 달라’며 상인을 흉기로 협박하다 구속되고 남편 실직으로 어려웠던 40대 주부가 대형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 검거되는 일 등은 드러난 사례에 불과하다.
최근 경찰청이 펴낸 ‘2008 경찰백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1만2천458건의 절도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 2004년 15만5천311건과 2006년 19만2천670건 보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적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인 개인파산도 급증하고 있다. 주식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중장년층이 잇달아 자살했다는 소식도 이제는 새롭고 충격적이지 않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가장 걱정했던 중산층과 서민층의 동시 몰락이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빈곤층 증가는 계층 간 위화감을 심화할 뿐 아니라 이들을 사회로부터 소외시켜 범죄 등 사회불안을 일으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강남 고시원 ‘묻지마 방화 살인’은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잘 말해준다.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위기 극복이 가능하기는 한 것인지 해답을 모르는 국민은 하루하루가 불안의 연속이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노동판 근로자들, 거리에 좌판을 벌여놓고 손님대신 찾아 든 파리를 잡고 있는 노점상들...
경제의 찬바람은 불안하고 초조한 이들의 마음을 더욱 더 할퀴고만 있다. 우리는 힘든 이웃을 껴안으며 함께 불황을 견뎌내야 한다. 어려운 이웃의 낙오는 그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의 한 모서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이고 사회의 안전이 동시에 허물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한 재정 지출 확대와 직업 재교육을 통한 자활 대책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