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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탈된 이라크박물관 두 유물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침공 와중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국립박물관 소장 유물 거의 전부가 약탈당했다는 소식이 최근 외신을 통해 전해진 가운데 약탈 문화재 목록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방영된 미국 뉴스전문 케이블 방송인 CNN 보도에서 인터뷰에 응한 바그다드 박물관장은 박물관 소장품 중 특히 중요한 2점이 약탈됐다고 증언했다.
그 중 하나는 '우루크 항아리'이며 다른 하나는 '나람씬 청동상'이다.
고대 근동 전문가이자 연세대 강사인 조철수(53) 박사는 '우루크 항아리'가 기원전 3천500년경 제품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이 유물은 이라크 남부 도시로 고대 수메르 도성국가 우루크에서 발굴한 알라바스터(설화석고) 항아리로,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종교제의(宗敎祭儀)인 성혼례(聖婚禮) 장면을 보여주는 최초 유물이다.
높이 1.05m에 입지름은 36cm. 이 항아리는 옛날에 구리 대갈못으로 수리된 적이 있어 오래도록 귀하게 취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맨 윗단 왼쪽에 부조한 '갈대로 엮은 기둥'은 여신 '인안나'를 상징하는 그림문자로 그 신전을 가리키고 있다.
조씨에 따르면 인안나는 풍요의 여신으로 곡식과 고기, 술 등을 보관하는 창고의 수호신이다. 신전 옆에는 숫양 두 마리의 등 위에 연단이 놓여 있고 그 위에 두 인물이 기도하며 희생제물을 바치는 모습을 새기고 있다. 앞에 선 인물상(像)은 수메르 말로 '대사제'를 뜻하는 '엔'(EN) 문자를 들고 있다. 그들 뒤에 두 항아리와 동물 모양의 두 그릇에 제물이 쌓여 있다.
맨 아래 두 단은 곡식과 가축이 늘어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가운데 단은 신전에서 일하는 남자들이 벌거벗은 채로 음식과 술 등 제물을 들고 인안나 신전으로 향하는 행렬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조씨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사회에서 성혼례 전통이 매우 이른 시기부터 행해졌음은 문헌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처럼 그림으로 표현된 자료로는 최초의 유물"이라고 말했다.
'나람씬 청동상'은 북부 이라크 도시 도후크에서 발견된 거대한 청동상으로 무게가 무려 160kg에 달한다. 벌거벗은 인물상인데 상체는 오래전에 부서지고 없다. 이 청동상 원판에는 '사방의 왕 나람씬'이라는 명문이 기록돼 있다.
나람씬(재위 기원전 2254-2218년경)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역사상 통치자가 생시에 신이 되고, 또 신민들에게 자신을 신이라 부르라고 칙령을 내린 최초의 인물.
그는 악카드 왕조를 세운 싸르곤의 손자이다. 나람씬은 지중해 연안 지역 레바논까지 점령하고 북쪽으로 니느웨에 그의 전승비를 세웠으며 동쪽으로 자그로스 산맥을 넘어 엘람족들을 섬멸하고 남쪽으로 바다를 건너 오늘날의 오만까지 출정을 나갔다가 돌아온 전사였다고 조씨는 설명한다.
고대 근동 전역을 통치한 나람씬은 자신을 신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신만이 사용하는 두 뿔 달린 모자를 착용한 모습을 석비에 새기게 했으며, 자기 이름 앞에 '신'이라는 뜻의 문자(dingir)를 첨가함으로써 신적인 왕임을 공포했다.
그 뒤 기원전 21세기 초에 세워진 우르 3왕조의 우르남무, 슐기, 아마르씬 등 몇 왕들도 왕명 앞에 '신'이라는 칭호를 첨가하는 전승을 따랐다.
조 박사는 "두 유물은 가치를 돈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크다"면서 "조속히 되찾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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