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4일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 146달러를 경신했다는 뉴스들이 계속 나오고 이에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 되는것 아니냐는 두려움으로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했던 무더운 여름을 다행히 잘 보냈다.
우리는 에너지 빈국으로 난방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겨울철을 맞아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1985년부터 11월을 ‘에너지절약의 달’로 선정해 겨울철이 시작되기 전 각종 에너지절약 관련 행사를 실시함으로써 겨울철 에너지 절약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산업체와 가정에서의 에너지절약실천을 유도하도록 하고 있다.
겨울철 에너지절약에 대한 방법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가 보다 에너지기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기(Appliances)의 효율향상을 통해 원천적인 에너지절약을 기하도록 하는 것이 보다 근원적이고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에너지는 결국 기기를 통해 소비되며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전기기, 조명기기, 사무기기, 자동차 등은 제품의 설계에 따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수도 있고 적게 소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고효율 에너지기기를 보급·확대하기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가 고효율기기를 많이 보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반 소비자들이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 사용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각 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등급(1~5등급) 라벨이나 에너지절약마크를 통한 것이다.
또한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품일 경우 고효율기자재마크나 인증서를 통해서도 고효율에너지기자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또 다른 에너지기기 효율향상 정책은 저효율 에너지기기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정책 시행이다.
예를 들어 단일기기로 국가전력량의 40%를 차지하는 삼상유도전동기에 대해 고효율전동기로 생산·판매(수입)을 의무화하는 최저소비효율기준 적용을 통해 현재 시장점유율이 90%를 넘고 있는 일반전동기를 시장에서 퇴출 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에너지절약효과는 무려 1조3700억원이 될 전망이다.
또한 조명기기에서도 대표적으로 저효율제품인 백열전구를 시장에서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국제에너지기구(IEA)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백열전구는 전체 소비전력의 5%만 빛으로 사용하고 95%는 열로 발산되어 60~100W의 불필요한 많은 전력을 소비하고 대표적인 저효율기기이다. 대체 조명기기인 안정기내장형램프로 대체할 경우 20W 정도의 전력을절약할 수 있다. 백열등을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65∼70%의 절전이 가능하고, 8배의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
그리고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핵심 전자제품으로 디지털 위성방송 및 케이블방송 보급확대와 더불어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셋톱박스도 그 대상 품목이다. 셋톱박스는 대기전력만으로 20~40W에 이르는 과다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EU위원회는 셋톱박스 대기전력을 최대 15W 이하로 규제하고 있으며, IEA는 더 나아가 8W 이하로 줄이는 규제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전세계 셋톱박스 시장의 25% 가량을 우리 한국이 점유하고 있는 만큼, 국가 에너지절약 측면 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의 수출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도 대기전력 저감기준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겨울철이 이제 시작되는 우리에게 가정과, 직장, 그리고 산업체에서 불필요하게 과다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저효율기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할 때 에너지 누수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모든 가전제품 및 에너지절약 고효율기기 보급 확대 정책을 전부문에 걸처 도입해 나가고 아울러 저효율기기 시장 퇴출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한다.
그러므로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우리나라의 높은 환율 그리고 주식폭락사태 등 큰 악재들이 계속되는 불경기에 대응은 물론 겨울철 에너지기기의 효율향상을 통한 신고유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정한 국가 에너지절약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