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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개정국을 보며

 

기자를 흔히 ‘마감인생’이라고 한다. 매일 매일 결과물을 도출해 내야 하는 기자라는 직업의 ‘비애’를 표현한 말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까지의 시간은 무척이나 짧다.

정국이 꼬일 때 마다 기자가 취재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합의가 도출되건, 협상이 결렬되던, 제발 마감시간 내에 결론을 내 달라”

지난 대선 때, 현재의 민주당이 ‘합당’문제로 삐걱거릴 때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소위 말하는 ‘BBK 특검’ 문제로 정국이 대치할 때도 그러했고, 민주노동당이 ‘분당’ 문제로 소란스러웠을 때도 그랬다. 대선과 총선 결과를 보도하기 위해 새벽까지 ‘대기’하는 것은 그래도 행복한 편이다. 새벽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고달프기는 하지만, 어쨌든 특정 시간까지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 결론이 지어질지 모르는 상황. 언제 돌발 변수에 의해서 결과가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 되면 정말 괴롭기 그지없다. “내가 왜 기자라는 직업을 택했을까”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해가 바뀌어도, 정권이 바뀌어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정국’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예산문제로 ‘난타전’을 벌인 여야는, 이번에는 ‘입법’문제로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현상들이 세상의 모든 정치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숙명’이라면, 고달픈 마감인생에 시달리는 기자도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정치권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회의장에서의 ‘고성’과 몸싸움, 그리고 ‘농성’이 정치후진국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라면, 우리 정치인들은 언젠가 큰 코 한번 다치게 될 것이다. 기자가 고달프다는 말은 곧 국민들이 고달프다는 말이 될 것이고, 기자가 괴롭다는 말은 곧 국민들이 뉴스로부터 멀어진다는 뜻이 될 게다.

한나라당은 지난 97년, 2002년 대선 때 처럼 ‘결코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하는 ‘악몽’이 되풀이 할 수 있고,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 때 처럼 ‘뭘 해도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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