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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진짜 징계대상은 누구인가?

일제고사 거부교사 해임 진정한 교육이상 되새길 때

 

‘날아라 허동구’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IQ 60인 지적장애인 동구와 그를 둘러싼 일상을 그린 영화다. 동구는 초등학교 3학년생으로 노란 주전자에 물을 담아 같은 반 아이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해하며, 학교에 다닌다. 동구에게 학교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다.

 

그런 동구에게 담임선생님은 학급의 평균 점수가 낮아진다는 이유로 시험이 있는 날 학교에 결석을 하도록 종용한다. 너무나 가고 싶은 학교를 갈 수 없는 시험 보는 날, 동구는 치킨 집을 운영하는 아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운동장을 맴돈다. 한편 교장선생님은 동구 아빠를 불러 특수학교 전학을 강요한다. 심지어 동구가 그토록 좋아하는 물주전자를 교실에서 없애고 정수기로 교체해 버린다.

이 영화에서 동구는 반평균을 깎아먹는 아이, 시험 치르는 날 학교에 올 자격이 없는 아이다. 아이들의 면학분위기를 해치기만 하는 동구는 얼른 학교를 떠나줘야 하는 아이다. 심장이 약해 달릴 수 없는 친구를 대신해 친구 몫으로 운동장 한 바퀴를 더 도는 동구의 따뜻한 모습, 주전자의 물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순박하고 천진난만한 동구의 인간적인 면모는 학교나 선생님에게 전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수학능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얼마 전 10월 치러진 초등학교 일제고사 날 학생들의 체험학습을 허락한 교사 7명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명령 불복종이라는 이유로 파면, 해임 등 매우 중한 징계를 받았다고 한다. 이 보도를 접하며 ‘날아라 허동구’의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떠올랐다.

정말 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전인교육의 공간인 학교가 오로지 학력만을 기준으로 아이들을 평가하고 줄 세우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그것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택권을 존중해 체험학습을 허락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향후 몇 년 동안 교사를 할 수 없을 정도의 중징계를 받아야 할 만한 이유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인천지역에서만 2008년 상반기 동안 1,000명이 넘는 고등학생이 학교를 떠났다고 한다.

실제로 경기도의 한 지역에서는 강제 전학을 당한 아이가 전학 온 학교에서 아이들을 괴롭혀 한 아이가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살을 기도한 학생의 건강상태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생님들은, 특히 교장선생님들은 이른바 문제 학생들이 자기 학교에서 떠나주기만 한다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언론보도에 나온 1,000명이 넘는 학생을 쫓아낸 인천지역 학교의 선생님들도, ‘날아라 허동구’의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큰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단지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내 울타리 안에서만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안일한 생각. 그 생각이 낳은 결과가 너무 참혹하지 않은가? 만일 내 눈 앞에서 없애는 방법, 우리 학교에서 사라지게 하는 방법 대신 왜 문제를 일으키는지 그 아이에게 상처는 없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어루만지려는 노력을 했다면 자살까지 생각해야 했던 한 학생의 인생을 망치고, 그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어차피 성적에는 1등과 꼴등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성적만이 중요해질수록 분명 우리 주변에는 ‘동구’같은 학생들이 많아질 것이다. 학교에 가고 싶지만 ‘반 평균을 깎아먹는’ 아이들은 동구처럼 학교에 가지 못하고 학교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다. 그들은 그런 현실에 힘겨워할 것이며 매일 지적받고 무시당하는 학교와 선생님을 향해 분노할 것이다. 그 분노는 또 다른 희생양들을 만들어 낼 지도 모른다.

이것이 교육이 꿈꾸는 이상이고 미래냐고 일제고사에 반대한 교사들은 말하고 싶었던 것을 아닐까? 아이들의 희망과 미래를 위해서 학교가 진정 학교다우려면 무엇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지 그들은 묻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사람들은 모두 1등에 주목하고 1등만이 존재한다고 착각을 하지만 늘 1등이 아닌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내 아이가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있고 학교로부터 버림을 받아 거리를 헤맬 수도 있다.

지금의 교육현실에서 진정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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