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이다. 말 그대로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이다. 휘황찬란한 성탄목은 세상을 환히 밝혀주고 있고 또 즐거운 캐롤송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사람들이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가난하고 헐벗은 이웃을 찾아가는 훈훈한 모습도 눈에 띤다. 오고가는 사람들은 마냥 즐겁기만 한다. 그러나 오늘의 성탄절에는 이런 기쁨과 나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정치판을 보면 갑자기 우울해지고 만다.
매년 성탄절이 되면 으레 우울함이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올해의 우울함은 총체적이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어서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볼 수 없으니 답답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생산적인 토론을 하고 그리고 현실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판에 이 정치판은 싸움으로만 일관되고 있으니 어느 누가 오늘을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하겠는가?
우리는 성탄절의 본래 의미를 성탄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성탄목의 시작은 서양 중세 시대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성탄 전야에 교회 앞마당에서 연극놀이를 했는데 맨 먼저 등장하는 사람이 아담과 하와였고 주된 장식은 생명나무였다고 한다. 성탄목은 바로 이 생명나무에 사람들이 사과와 장미 그리고 빵, 초를 걸어 놓은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과는 인간의 죄를, 장미는 생명을, 빵은 생명의 양식인 예수를 상징하고, 촛불은 어두운 곳을 비쳐주는 빛을 상징한다. 요즘 성탄목은 너무 세속화되고 상업화되어서 별의별 것들이 다 매달려 있는데 이는 성탄절의 세속화 현상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성탄절의 주인공은 산타가 아닌 아기 예수이다. 성탄절이 아무리 세속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비록 크리스천이 아닐지라도 기본적으로 성탄절이 지니고 있는 본래 의미쯤은 알아야 한다.
성탄절은 평화와 화해를 선포하는 날이다. 서로 대립하는 둘 사이에 막힌 담을 허물고 화해하고 소통하며 서로의 눈높이를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맞추는 날이다. 그런데 성탄절을 맞이하여 한편에서는 무엇 때문에 즐거워하는지 모르지만 마냥 즐거워하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파워게임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성탄절을 맞이하여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번쯤 성탄목을 바라보았을 터인데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 사회가 어렵고 힘들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은 정파는 없다. 그리고 이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우리 내부에서 촉발된 것이 아니라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 정파도 없다. 정치판에서 왜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가를 아주 객관적인 입장에서 살펴보면 이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모두가 자기들의 주장만이 옳다고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상대방이 하는 일이 자기 마음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교과서 수정문제와 10월 초중고교 학업 성취도평가 거부로 인하여 불거진 교육계의 갈등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낡은 이념의 힘 때문에 싸우고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이념을 절대선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이를 악착같이 우기면서 싸우는 것이다. 그러니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도 힘든 판에 싸움질이나 하고 있으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지 않는가?
올해의 사자성어를 대학교수들이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호질기의(護疾忌?)로 정했다고 한다. 이는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독선과 아집으로 국민과의 대화와 소통에 태만했던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비단 정부만을 겨냥한 말도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일방주의와 남을 좀처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하고 있다.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정치ㆍ경제적으로 참 힘든 한해를 보내는 동안 정치권은 다양하게 제기되는 문제점에도 국민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부족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서로 의견이 상충되는 것에 대해서는 낡은 이념에 집착하지 말고 가능하면 낮은 곳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이자.
우울한 성탄절을 맞이하여 성탄목을 바라보면서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사과, 장미 그리고 빵과 초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를 생각하고 성탄절의 주인공인 아기 예수의 오심을 깊이 생각해보는 성탄절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