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과 기초를 막론하고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마다 자기 지역을 전국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마케팅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아주 반가운 일이고 좋은 일이다. 그런데 정작 지역민들은 시큰둥하다. 그게 우리 먹고사는 문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 스스로 자기 지역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정체성 운운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 지역에 뭐 그렇게 재미있는 게 있겠어?’하는 생각들이 만연해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에게 감염돼 있는 문화적 사대주의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역일간지는 중앙지를 보는 외에 곁두리로 한 번쯤 봐주는 병독지라는 생각, 지역서점에서 지역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현실, 지역 작가들의 원고는 공짜로 받을 수 있고 강연료도 절반쯤 줘도 된다는 우리들의 현실이 지역문화를 바라보는 절망적인 시각들이다. 기가 막힌 이야기다. 그러나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러고서도 툭하면 지역문화를 입에 올리니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제 제발 지역 사랑을 한 두 줄짜리 구호로만 외치는 일은 그만두자. 충분한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을 축적해가자.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아 책을 내더라도 비매품으로 내기보다는 당당한 정가를 매긴 책을 내도록 하자. 대중적 지역학은 콘텐츠의 기초가 될 수 있다. 지역문화연구는 지역문화가 관광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게끔 기여해야 한다. 단체장들의 문화적 호기심은 온통 글로벌 세계화로 가 있는 듯하다. 별 볼일 없는 외국인에게 작가요, 학자라고만 하면 초 특급칙사 대접이다. 내 동네 작가들 알기는 숫제 ‘똥 친 막대기’ 취급을 하면서도 세계, 국제 만 붙이면 온통 난리다. 문화축제가 너무 많다고들 한다. 그렇게 몰아붙일 일만이 아니다. 그러한 축제과정에서 해당지역 국민들이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정체성·동질성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줘야 한다. 관광계획이나 관광개발이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이라거나 외지민을 위한 투자라는 식의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이미지와 지역민의 자의식 고양은 내 지역을 자랑할 수 있는 사회 교육의 강화에서부터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문화축제를 한갓 지적 유희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역문화에 관한 대안을 제시하는 적극성을 가져야한다. 적극적인 지역연구는 곧 지역사회와 문화에 대한 실천운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자기 고장을 지키고 뿌리를 내리고 사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확보하는데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적인 문화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새해 2009년엔 꼭 이런 사업들이 번성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