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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

"일상속 경험에서 아름다운 노랫말 우러나와"

"삶의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져라, 평범함 속에서 개성을 찾아라, 노래는 3분짜리 영화라는 것을 기억하라…."
'이등병의 편지'(노래 김광석), '가을 우체국 앞에서'(노래 윤도현) 등 제목만 들어도 심금을 울리는 노래 가사를 쓴 김현성이 에세이집 '오선지 위를 걷는 시인들(샘터 刊)'을 최근 내놓았다.
"음악원리에서 시작해 이론과 기법, 작곡과 편곡, 연주와 감상 등에 관한 책은 무수히 쏟아져 나와있지만, 유독 작사(노랫말 짓기)와 관련된 책은 없어 안타까워 글을 쓰게 됐다"는 김현성이 어떤 고민을 해야 좋은 노랫말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해 들려준다.


'오선지…'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픈 뮤지션 지망생을 위해 30여년간 음악 창작활동을 펼친 김씨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들려주는 음악에세이 집이다.
이 책은 1부 일기와 편지, 그 사색의 공간, 2부 꽃과 나무 그리고 산, 3부 비와 바람 그리고 바다, 4부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 5부 획일과 다양 그리고 변화, 6부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길 등 총 6부로 구성돼 있다.

여기서 김씨는 김민기의 '아침이슬'부터 GOD의 '어머님께'까지 58곡의 노래와 23편의 시를 예문으로 들면서 노랫말 짓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시대와 장르를 구분하기보다는 다양한 생활의 단면들과 넘쳐나는 감성을 '어떤 고민의 과정을 통해 노랫말로 만드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즉 일기와 편지가 노랫말이 되고, 자연과 인간이 노랫말이 되고, 한 편의 시가 노랫말이 되고, 생각과 감성이 노랫말이 되는 과정을 사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해준다. 노랫말도 문학처럼 독자(청자)와의 대화임을 강조한다.
이 책에서 그는 또 사전에도 없고, 뜻도 모를 노랫말이 넘치는 가요계를 날카롭게 질타한다. 김씨는 노랫말도 시이며, 수필이고, 문학임을 강조한다. 서정성과 압축된 이미지가 사라진 '아헿헿'한 노랫말을 경계하고 일상의 다변한 모습,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 등 창작자의 이미지를 담으라고 부탁한다.

이 책에는 42명의 음악인과 12명의 시인이 소개된다. 서정주 정지용 김용택 류시화 안도현 정호승 등의 시인과 강인원 김민기 김창환 문대현 송창식 안치환 전인권 정태춘 하덕규 같은 뮤지션 등 널리 알려진 인물들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소개한다. 이뿐 아니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름다운 노랫말을 쓴 시인과 뮤지션도 소개한다.
특히 김씨는 정태춘의 노래 ‘북한강에서’에 나오는 ‘강물 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맘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치며 흘러가고’의 표현이나, 하덕규의 ‘가시나무’에 나오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라는 구절은 노랫말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문구로 꼽고 있다.

노랫말과 관련한 에피소드 등 뒷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가령 그가 만든 대표적 노래이자 명곡 반열에 오른‘이등병의 편지’는 대학교 1학년 때 군대 가는 친구들을 배웅 나갔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생각나 만든 경우라고 한다. 집을 나서는 것으로 시작하는 내용은 특별한 기교보다는 솔직한 상황묘사와 감정표현이 오히려 감동을 주게 된 것 같다는 자체분석이다.
좋은 노랫말 짓기에 대한 이론서가 전혀 없는 현실속에서 최근 발간된 김현성의 '오선지…'은 뮤지션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대중가요에 쓰인 노랫말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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