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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K케미컬의 이전과 할머니의 기부

지난해가 다 지나갈 무렵, 오랫만에 참 따뜻한 소식이 들려 왔다. 80대 노인이 광주시 남한산성 도립공원에 있는 12억원상당의 밭을 경기도에 기부한 일이다.

이 노인이 있는 장학재단의 상무는 관계공무원에게 그냥 전화를 걸어 ‘남한산성에 토지가 있는데 조건 없이 내놓으려 합니다. 소문은 내지 말고 절차를 밟아 가져가십시오’라고만 전했다. 이에 담당공무원은 사기인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담당공무원은 이 노인을 방문하고 나서야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았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남편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이 땅을 기부하게 됐다. 이 할머니의 남편은 6.25한국전쟁당시 월남해 건축자재와 화학제품 관련 기업을 경영했다. 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큰돈을 모은 남편은 지난 92년 타계했다. 남편은 할머니에게 유언으로 ‘내 노력으로 만든 재산이지만, 일정 규모를 넘으면 개인의 것이 아니니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할머니는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남편이 수집한 각종 토기를 전시하는 사립박물관도 만들어 뜻을 이어왔다. 그리고 이 할머니는 남편의 뜻에 따라 경기도에 땅을 기증했다. 기업정신을 실천한 남편의 정신도 참 아름답고, 지금은 이세상에 없는 남편의 유지를 지킨 할머니의 실천도 참 아름다웠다. 이 노부부의 아름다운 소식에서 경제주체로써의 기업의 공익성 사회적인 역할을 떠올리게 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수원지역을 바탕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한 SK케미컬의 수원공장 이전 과정이 비교됐다.

향토기업인 SK케미컬은 지난 69년 선경합섬(주)로 시작했다. 그리고 정밀화학과 생명과학분야까지 넓혀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했다.

수원시민들은 이곳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 기업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기업에 얽힌 전설(?)과 향수어린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수원시 향토기업인 이 기업이 이 지역을 완전히 떠난다고 한다. 이미 울산광역시로의 이전을 확정했다.

 

그런데 이 기업은 지금까지 마치 이전을 하지 않을 것 처럼 행동해 왔다. 수원시도 이들에게 공장부지를 마련해 주겠다며 붙잡았다. 그러나 이 기업은 결국 이전을 확정하고, 이 부지를 복합 주거 단지로 건설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4000여억원의 이익을 챙기게 됐다.

이 기업의 행동에서 왠지 시민의 짝사랑을 이용해 실속만을 챙긴 것 처럼 보인다. 이 기업은 시민들이 더 실망하기 전에 이제 이 할머니 남편의 기업정신을 보여 줄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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