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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 소재로 삼은 멜로

30일 극장에 간판을 내건 '나비'(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현대사의 어두운 상처인 삼청교육대를 소재로 삼은 멜로영화.
브라운관이나 콘서트 무대에서의 인기와 달리 스크린에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김민종이 몸을 던지는 연기를 펼쳤고, '가문의 영광'을 통해 코믹 스타로 우뚝 선 김정은이 `눈물의 여왕'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이야기는 1975년 강원도 횡성의 외딴 마을에서 시작된다. '폼나게 살아보고 싶던' 민재(김민종)는 은지(김정은)의 만류를 뿌리치고 1년 후에 돌아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그로부터 5년 뒤 조직 폭력배를 거쳐 나이트클럽 `제비'로 살아가던 민재는 어느날 옛 애인과 마주친다. 그는 과거의 은지가 아니라 군부 실력자 허대령(독고영재)의 애첩 혜미로 변해 있었다. 고향 마을에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동네 사람에게 속아 요정으로 팔려갔다가 허대령의 집에 들어앉은 것이다.
운명처럼 만난 두 사람은 다시 사랑을 불태우지만 허대령의 음모로 민재는 삼청교육대에 끌려간다. 높은 철조망은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지 못하지만 부대장 황대위(이종원)는 허대령을 향한 충성심과 혜미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민재를 철저히 파괴하려 한다.
제목 '나비'는 민재와 은지가 고향에서 이별하기 전에 사랑의 증표로 가슴에 똑같이 새긴 문신의 모양. 볼품없는 번데기에서 화려한 날개를 퍼덕이며 비상하는 나비처럼 폼나게 살아보고 싶던 주인공의 꿈을 상징한다.
삼청교육대에서 펼쳐지는 인권유린의 실상을 생생히 재현한 시도, '흑수선'에서 비주얼 디렉터를 맡았던 김현성 감독이 두 명의 촬영감독과 함께 만들어낸 고감도 영상, 이문식ㆍ김승욱ㆍ엄춘배ㆍ김용건ㆍ유해진 등이 펼치는 양념 연기 등은 높이 살 만하다.
그러나 이 요소들은 이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처럼 삐걱거린다. 한껏 비장미를 뿜어내다가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장면이 튀어나오는가 하면 요절복통할 에피소드가 이어지는 대목에서 비극적인 상황이 끼어들기도 한다.
눈물 속에 웃음을 버무리는 화학적 공식을 아직 깨치지 못한 탓일까, 아니면 `김정은표 코믹 연기'라는 상품가치를 완전히 포기하기가 아깝다고 생각했을까. 김정은은 모처럼의 변신 기회를 맞고도 관객들의 눈에 박혀 있는 드라마와 CF의 잔상을 지우지 못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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