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는 가난과 고통을 덜어주고 절망에 빠져 있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 준다는 측면에서 엄동설한의 따스한 햇볕에 비유할만하다. 그러나 그 햇볕도 온누리를 비추지는 못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었던 기초생활보장 대상이 아닌 차상위 계층 가운데 근로 능력이 없는 노인·장애인·중증환자 50만 가구와 근로능력은 있지만 실직 또는 폐업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40만 가구에게 현금과 재래시장 쿠폰을 나눠주는 민생대책을 내놓았다. 또 최저생활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도 기존의 97만 가구에서 104만 가구로 늘리고, 쪽방이나 비닐하우스에 사는 가구가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경우 임대 조증금의 50%를 무이자로 융자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직장 건강보험 요건도 현행 2년으로 되어 있는 동일 직장 근무기간을 1년으로 줄이고, 보험 혜택기간도 현재 6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한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6조원에 달한다. 한마디로 전국이래 최초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수혜 대상자 범위 역시 전례가 없었던 전면성을 띄고 있다.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위기 피해자들로서는 더 없이 반가운 일이고, 실제로 도움 받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하루가 여삼추(如三秋) 같을 것이다. 그러나 이 민생대책이 실행되려면 4월 국회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돼야하고, 정부는 6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두 달 뒤로 미룬 것은 생계지원금 대상자 선정과 전달체계를 정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쁠수록 돌아가라고 했대서가 아니라 중간의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만큼 다만 1개월이라도 시행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대책의 대강을 보면 당장 생활비가 필요한 생보자에게는 현금, 근로능력이 있지만 일거리를 찾지 못해 일시 빈곤층으로 전락한 주민에게는 공공근로 일자리를 주되 임금을 현금과 쿠폰을 반반씩 주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혜자로서는 재래시장 쿠폰이 현금만 못할지 모르지만 재래시장 상인 돕기에 일조가 될 것이므로 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정부 지원을 받아야할 사람이 적절한 지원을 받아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혜자 대상 선정에 철저를 기하고, 최근에 연거푸 터진 복지지원금 횡령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전달체계를 빈틈없이 정비강화해야 할 것이다. 귀중한 혈세로 탐관오리의 배를 불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