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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랑의 화수분

어려우신 분은 퍼 가시고 여유가 있으신 분은 채워주시고… 물론 퍼 가는 사람도 채워놓는 사람도 흔적을 남기지는 않는다. 서로의 약속이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생겨난 사랑의 쌀독, 화성시 봉담읍사무소 현관에 이웃돕기 온정릴레이가 한창이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어려운 이웃들이 늘어나고 있어 마을전체 분위기도 무겁게 갈아 앉았다. 화성시 봉담읍이 사랑의 쌀독을 설치한 것은 지난달 말일께쯤, 경기침제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계층이 생겼다. 신 빈곤층이라 불리는 이들은 당장 한 끼 식사가 급한 생계위협계층으로 독거노인, 저소득층 가정을 말한다. 이러한 신 빈곤층을 지원하기 위해 읍사무소 직원들이 마련했다.

쌀독 옆에는 주민들이 더 편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비닐봉지도 마련해 놓았다. 사랑의 쌀독 설치 한 달 후, 쌀독은 여전히 가득 차 있었다.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두꺼비 샘물처럼 주민들의 마음은 흐뭇하고 뿌듯했다.

아름다운 마음의 실천은 누가 권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또 내 선행을 남에게 알리고자 함도 아니다. 이 사랑의 쌀독은 누가 퍼 가는지 누가 채워놓는지 중요치 않다. 이웃끼리의 말없는 선행이다. 인(仁)이란 두 사람을 말한다. 사람(人)변에 두이(二)자를 한 것이 어질 인(仁)자인 것이다. 글자가 만들어진 밑바탕 뜻이 그러하듯 서로 가까워지라는 것쯤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부자가 사는 마을 10리 안팎에는 배곯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경주 최 부자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오랜만에 우리시대에 재현된 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미담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귀감으로 작용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이웃사랑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상징하는 명소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 손을 잡고 이 사랑의 쌀독을 구경하면서 이웃사랑의 현장체험학습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니 없는 사람들끼리의 나누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감동적인 것인지 새삼스럽다.

망아지는 길들이지 않으면 좋은 말이 될 수 없고 나무는 가꾸지 않으면 아름다운 나무로 자랄 수 없다고 했다.

내 편한 것, 내 좋은 것, 즐길 것 다 즐기고 남은 것으로 남을 돕고자 하는 것은 희생이요. 봉사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내 것 반으로 쪼개서 함께 나누는 것, 내 즐거움을 덜어서 남을 즐겁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의 나눔이요. 서로를 어여삐 여기는 측은지심의 원천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만들어 낸 사랑의 화수분 소식에 가슴이 뻐근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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