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다가 그것도 단숨에 건너야 하는 게 우리네 사정이다. 전반적인 도로여건이 차량위주로 짜여져 있는 우리의 교통체계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더욱이 일반적인 점멸 형태의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는 남은 시간을 알 수 없어 머뭇거리거나 급하게 뛰어 건너면서 사고 위험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보행신호 잔여시간을 표시해 주는 신호등이 있기는 하지만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라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건널목을 건너면서도 불안은 이어진다. 정지선을 넘어 건널목을 버젓이 차지해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면서도 아무 거리낌 없이 서있는 차량이나 신호를 무시하고 정지선을 넘어 급정거하는 챠랑 등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불안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을 보호하겠다는 운전자들의 불성실한 운전습관이 문제다. 그리고 이같은 정지선 침범을 반짝 단속하고 마는 경찰에게도 있다. 아울러 건널목을 건너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짧게 조작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도 큰 문제다.
경기도내 건널목에 설치된 신호등의 보행신호주기가 기준치보다 짧다고 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이 발표한 ‘경기도 횡단보도 신호시스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도내 31개 건널목을 무작위로 선정해 이들 지점에 설치된 신호기 57개를 조사한 결과, 신호주기가 기준치를 충족하는 곳은 13%인 4곳에 불과하며 나머지 87% 27곳은 이보다 짧게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와 경찰청에서 관리하는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이 있기는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경기개발연구원측은 도내 인구 증가로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차량 중심의 신호체계가 구축됐으나 교통량과 보행자 수를 함께 고려한 통합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거지 주변이나 도로여건 등을 충분히 감안해 녹색신호 주기를 보행주 위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건널목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산시가 4거리에서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건널 수 있는 ‘X자형 횡단보도’를 고잔동과 본오동 등 2곳의 교차로에 추가 설치하는 사업도 눈여겨 볼만하다. 수원시가 기존에 설치된 전구식 교통신호등을 선명도가 높고 역광현상이 없는 LED(발광다이오드) 신호등으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물론 경찰은 정지선 단속도 병행해 무질서한 건널목 정리부터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