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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디앤 「노자」 주석본 출간

1993년 겨울 중국 허베이성(湖北省) 징먼시(荊門市) 궈디앤(郭店)이란 곳에서 학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일대 발굴이 있었다.
전국시대 초(楚)나라 무덤을 발굴했더니 묵글씨를 쓴 대나무 조각(죽간.竹簡) 2천여점이 출토된 것이다. 이 죽간은 종이가 발명되기 이전의 책이다.
이 발굴이 더욱 경악스러웠던 것은 피매장자가 생전에 읽었음에 틀림없는 「노자」 목간 803점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 죽간 「노자」는 1973년 12월, 전한시대 무덤인 마왕퇴(馬王堆)에서 출토된 또 다른 「노자」인 「덕도경」(德道經)과도 달랐다(흔히 「노자」를 「도덕경」(道德經)이라 하는데, 마왕토 출토 비단에 적힌 「노자」는 '덕경'(德經)이 '도경'(道經)보다 앞에 있다).
마왕퇴 백서(帛書.비단글)본 「덕도경」에 이어 궈디앤 초묘에서 또 다른 「노자」가 출토됨으로써 이 분야 연구는 원점으로 회귀하게 됐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노자」 혹은 「도덕경」은 예외없이 후한 때 학자 왕필(王弼.226-249)이 교감하고 주석한 것인데 마왕퇴 출토 「덕도경」과 비교할 때, 순서가 바뀌었을 뿐, 내용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궈디앤 죽간 「노자」는 왕필본 및 마왕퇴본과 내용, 체제가 상당히 다르다. 또 궈디앤 「노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각종 「노자」 판본들 가운데 시대가 가장 앞선다. 중원(中原)식 한자가 아니라, 초나라 한자를 쓰고 있어 해독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흔히 이 죽간본을 「노자」 판본 중에서도 '초간'이라 하기도 한다.
이 죽간본 「노자」는 갑조.을조.병조의 세 묶음으로 구성돼 있다. 또 후대 판본과는 달리 유가에 대한 공격 내용도 없다. '귀신'도 없다.
덕(德)과 병(兵)에 관한 약간의 언급이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노자가 말하지도 않은 반유가적인 내용 때문에 유가와 도가는 2천년 넘게 앙숙으로 지내온 셈이다.
문제의 이 죽간본 「노자」는 1995년에 공개됐으며 1998년 마침내 「궈디앤초묘죽간」(郭店楚墓竹簡)이라는 해제본이 중국 당국에 의해 발간돼 지금은 국내 동양철학계 일부에서는 이 보고서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죽간본 「노자」가 "그냥 중국 역사가 좋고, 그냥 노자가 좋은" 한 중국 마니아에 의해 완역됐다.
양방웅씨. 육사 및 국립대만해양대 해법대학원을 졸업하고 해양수산부에서 부이사관으로 재직하다 퇴직한 다음 현재는 한중 합작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이런 그가 죽간본 「노자」에 대한 풍부한 설명을 곁들여 「초간 노자」(예경刊)를 냈다. 국내 중국학, 혹은 동양철학 연구자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390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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