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돈도 지위도 없어도 스스로 행복하다. 마치 이 속 좋은 주씨처럼 말이다. 적막한 산 속에서 또 여행길에서 혼자 즐거울 수 있다는 이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자유인'이었다. -행복한 사람 中-
"행복이란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늘 얼굴 가득 웃음기를 머금고 도통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못할 것만 같은 이 사람. 그의 얼굴을 보면 그가 하는 이 말이 이해가 간다. 바로 대도 조세형과 탈옥수 신창원을 변론했던 엄상익 변호사다.
그가 최근 에세이집 '겨자씨 자라 큰 나무 되매'(좋은책만들기 刊)를 내놓고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어린시절의 추억, 아버지의 모습, 가족 등 주변일상에 대한 묘사로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여덟번째만에 고시에 합격한 늦깎이 변호사로서 그는 화려한 길을 두고 외딴 길을 에둘러 왔다. 그 길섶에서 보고 겪은 일들이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또 10여년 전 법률사무소를 처음 열고 돈에 쪼들릴 때 뭉칫돈으로 유혹해온 졸부의 이면, 밀수죄로 대신 옥살이를 할 뻔했던 부하직원의 아픔 등이 책갈피 사이에서 꿈틀거린다.
남동생의 석방을 탄원하러 온 여자 경리사원이 20년째 한두푼씩 적선한 돈이 1억원도 넘는다는 걸 발견하고 감동했지만 끝내 주저앉아야 했던 사연, 파렴치한 죄목의 유명인이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는 것을 보고도 원망 대신 동생에 대한 사랑을 추스르던 사연도 눈물겹다. 겨울 산사의 연탄구멍 앞에서 쩔쩔매던 아들로부터 쇠주걱을 빼앗아 들고 방 청소까지 해준 뒤 논밭길을 총총히 걸어 되돌아간 아버지, 산꼭대기보다 골짜기에 집을 지으라는 교훈, 거지 성자 페터의 삶,참다운 믿음을 실천하는 과정 등이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여섯시간 암수술 끝에 다시 살아난 그는 그날 이후 하루하루가 축제였다고 고백한다. 자연은 무한히 아름다운 그림을 보여주는 갤러리라는 찬사까지 보낸다.
이 책은 이런 축제같은 하루하루, 일상에서의 새로운 깨달음을 담고 있다.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거나, 깔깔거리고 웃을 만한 일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읽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띄게 한다.
자신을 믿고 찾아온 사람은 누구나 '예수의 다른 모습'이라는 든든한 믿음을 가진 사람, 변호사 엄상익은 말한다.
"눈부시거나 호화롭지 않아도, 나는 참말 행복합니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