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올해로 다섯번째 열고 있는 화성돌기 행사에는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라는 타이틀이 붙여져 있다. 이맘때면 으레히 봇물을 이루는 동호인 중심의 체력단련 행사의 범주를 벗어나 말 그대로 가족단위나 친구들과 함께 민족의 얼이 살아 숨쉬는 화성을 걸으며 가족애와 친구의 정을 나누자는 의도에서다.
행사에 참여했던 가족들은 한결같이 화성의 역사성을 피부로 느끼고 또 땀을 흘리며 가족 구성원들의 역할과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원에서 반세기를 살았어도 오늘처럼 화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고 말하는 촌로에서부터 친구들과 걸으니 이색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는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화성은 매력 넘치는 소재였다. 화성돌기는 그래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로 국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7년 UN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화성은 5.7Km다. 팔달문이 자동차 소통을 위해 일부 끊어져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연결되어 있다. 팔달산 정상에 위치한 화성장대로 이어지는 구간은 야트막한 산악지대여서 성곽을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화홍문 위쪽 방화수류정 아래에 펼쳐지는 연못에 다다르면 오묘한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단골로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화성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30분~2시간 가량 소요돼 걷기로는 아주 적당한 거리다. 코스마다 건립돼 있는 화성 시설물을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공부도 이뤄진다. 그래서 가족단위, 동호회 모임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화성 돌기를 꼭 체험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5년 전부터는 화성 전 구간에 조명시설을 설치해 화성을 보는 또 다른 재미를 더해 준다.
연무대를 출발해 다시 연무대로 돌아오는 행렬이 1만명이 넘게 이어졌지만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또 행사가 끝나고 저마다 주변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자발적으로 수거하는 모습에서는 성숙된 수원시민들의 선진의식을 읽을 수 있었다. 본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화성돌기’ 행사가 역사에 건강을 접목한 자랑스러운 수원시민들의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화성은 축성 당시인 200여년 전으로 되돌리는 사업이 계획되어 있지만 국비가 지원되지 않아 답보상태다. 화성돌기 행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열의를 보면 복원사업도 머지 않았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