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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일곱(七)

이창식 주필

일곱은 완성을 상징하는 숫자다. 신화에서 주몽은 7일 만에 비류국을 정벌해 궁성을 세웠고, 용성국 합달파왕(合達婆王)은 7년 간 빈 끝에 왕비가 낳은 알에서 석탈해를 얻었다. 민가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 후 사흘 후와 초이랫날, 둘째 이랫날, 셋째 이랫날 등 7일을 한 주기로 하여 삼신할머니에게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빌었다. 일곱을 양(陽)의 수 가운데 길수(吉數)로 여긴 탓이다.

중국과 서양에서는 일곱이 행운을 가져다 주는 행운의 수로 믿는다. 귀중한 보물을 칠진만보(七珍萬寶)라 하고, 칠난(七難)에서 벗어난 복을 칠복(七福)이라고 한다. 서양의 럭키세븐도 그 예이다. 구약성서에서는 천지창조가 7일 만에 이루어졌고, 성전에는 7개의 촛대를 놓았으며, 7마리의 양을 제물로 바쳤다고 했다.

일곱은 신에게 축복받은 성스러운 휴일, 즉 안식일로서의 이렛날, 안식년으로서의 7년째를 나타내는 수이다. 따라서 7은 안정과 안전, 안식을 상징한다. 불교에서는 일곱을 성수(聖數)로 본다. 석가가 태어나 일곱 걸음을 걷고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의 진리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수도(修道)에 있어서의 일곱 가지 요건을 칠각(七覺)이라 하고, 일곱 가지 보물을 칠보(七寶),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수를 칠생(七生)이라 한다.

반면에 일곱은 한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칠전팔기(七顚八起), 칠령팔락(七零八落) 등이 그 예이다. 예기(禮記) 내칙에는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라 하여 “남녀가 일곱 살이 되면 자리를 같이하지 않고, 음식을 함께 먹지 않는다” 했다. 오늘날에는 빈말이 되고 말았지만 옛 사람들은 일곱 살을 철부지에서 벗어나는 시점으로 보고 남녀가 함부로 만나는 것을 금지시키고 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예의를 가르치기 위함이었다.

때마침 오늘이 ‘경기신문’ 창간 일곱돌 날이다. 철부지에서 벗어나는 각오로 성숙에 진력할 것이고, 작지만 강한 용기와 칠전팔기의 정신으로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오늘이 있게 해준 독자 여러분에게 경기신문 가족의 이름으로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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