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 현상이 가속되면서 국경을 가로질러 활동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한국에는 170여 개국 출신, 85만4천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1.7%로, 1998년의 약 14만7천명에 비하면 10년 새 6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0년에는 외국인 인구가 177만여 명으로 늘어나, 인구 1000명 당 35.8명을 외국인이 차지하게 된다. 외국인 공동체가 모여 특정한 다문화공간을 생성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가 급속히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예로 서울에는 구로 중국 옌벤거리, 반포 프랑스 서래마을, 혜화동 리틀마닐라, 이촌동 리틀도쿄 등이 있다. 이외에도 안산 원곡동, 평택 신장동, 부산 초량동 등 자생적으로 그들만의 장소를 형성한 것이다. 이러한 다문화공간은 다문화주의를 전제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여러 인종들이 상호 존중하면서 공생하기 위해 함께 구축해 나가야 할 이상적 공간이며 삶터인 것이다. 다행히 외국인 마을과 거리들이 개성있는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고 있으나,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무계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지역 슬럼화에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자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걱정과 함께 각종 사회 범죄의 증가도 불법 이민자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다. 다문화사회에서의 갈등은 점점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래사회가 초고령화로 접어들면서 이민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슬럼화와 범죄 증가 등 예견됐던 문제점은 그리 심각한 수준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급속한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이민을 통해 사회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온 미국은 다문화주의를 통해 다양성을 창조성과 글로벌 생산성으로 연결시켜 세계 일류 국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사회는 다문화사회로 갈 수밖에 없다. 비록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미래를 대비하여 한국도 다문화 경쟁력이 글로벌 경쟁력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갈수록 늘어나는 이주민들과의 화합은 문화 경쟁력과 경제적 효율성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힘으로 키울 수 있다. 이주민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 생활 지원 등은 현재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범죄를 줄일 수 있고 외국인의 노동력을 적재적소로 배치할 수도 있다. 또 내국인들의 문화적 인식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외국인 특화거리를 활성화시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서 화합과 다문화도시의 상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외국인 거리를 보다 친숙하고 안정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낯설고 두려운 공간이 아닌 서로가 즐기고 편안해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편견과 선입견을 사라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가 외국인들에 대한 밀착형 다문화정책을 펴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시설이 병행된 특구 지정을 통해 세계 각국 문화가 어우러진 다문화공간으로 특화시켜 많은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전 세계로부터 모여든 이민자들의 역사와 전통을 인정해주는 다문화 비빔밥정책을 통해 다양성을 창조성으로 연결시켜 지역경쟁력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주민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투자 및 지원 정책은 세계 속의 한국을 더욱 빛내며 여러 국가에서 부러워하는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