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8·15 광복절 64돌을 맞아 생계형 사범 152만 7770명을 특별사면하기로 했다. 이번 사면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해 6월 4일과 같은 해 광복절에 이어 세 번째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번 특별사면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민생 사면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사면자 가운데는 생계를 위해 직접 운전하지 않은 위반자도 포함돼 생계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대상자가 150만 명을 넘다보니 옥석 가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가장 혜택을 많이 받는 대상은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됐거나 교통법 위반으로 벌점이 쌓인 150만 5276명이다. 이 가운데 운전면허가 취소됐거나 정지되었던 6만 9605명은 8월 15일 이후 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아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이들이야말로 새 세상을 만난 기분일 것이다. 과속·신호위반 등으로 별점이 누적된 123만 8157명은 6월 29일 기준으로 벌점이 삭제된다. 운전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던 벌점이 한꺼번에 없어진다니 이 또한 반갑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밖에 농지법이나 수산업법을 어겨 집행유예 또는 선고유예를 받았던 7153명의 농어민은 선고 효력이 소멸되고, 수산관계법령을 위반해 어업·해기사 면허 제재 처분을 받았던 1만 1294명도 특별사면 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지내던 농어민들이 한시름 놓게 됐다. 그러나 살인·강도·성폭력 등 흉악 범죄자는 이번 특별사면에서 제외됐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특권이다. 특히 이번 특별사면은 광복절 64돌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우고 있지만, 그보다는 지난 1년 동안 경제 위기 속에서 고통 받은 서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경제 위기 탈출의 계기로 삼을 수 있겠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특별사면 대상자들도 깊이 반성해야 할 점은 있다. 국가 경영의 요체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 이 원칙대로라면 이번 사면 대상자들은 이미 정해진 형량에 따라 제재를 받아야 옳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날의 과오를 없었던 걸로 하고 법과 원칙대로 살아온 국민과 대등한 지위로 회복시켜 준 것이다. 분명 이것은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받은 은총이다. 문제는 지난날과 같은 잘못을 절대로 저지르지 않는 일이다. 자신의 과오가 개인의 피해로 끝나지 않고 다중(多衆)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이번 사면이 생계형 범죄의 종식 계기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