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평소 즐겨보던 예능 프로그램에 ‘바람의 딸’로 불리우는 한비야 씨가 출연했다. 그녀는 현재 국제구호기구인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방송에서 그녀는 세계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을 다니면서 만났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생사의 갈림길에 선 어린아이를 안고 있을 때의 떨림부터 할례 의식으로 마음과 몸에 씻지 못할 고통을 안고 사는 소녀의 눈물겨운 이야기까지.
한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얼마전 취재했던 푸드마켓이 생각났다. 저소득층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수퍼마켓 형태로 운영 중인 푸드마켓은 시민과 기업 등이 기부하는 물품으로 운영된다.
푸드마켓은 대부분 봉사단체 혹은 종교단체가 위탁받아 운영 된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지난 6월과 7월에 문을 연 도내 일부 지역 푸드마켓엔 기부 물품이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위탁 기관에서 많은 홍보를 통해 푸드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기부 문화 자체가 국내에서 자리 잡지 못한 탓에 기부 물품이 부족했던 것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부는 많은 액수의 돈이나 크고 좋은 물품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정작 푸드마켓에선 크고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푸드마켓 관계자들은 김장 때 김치를 많이 담궜다면 김치도 좋고, 쌀이 넉넉하다면 쌀도 좋다고 했다. 무엇보다 나눌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문제될 건 없다고 했다.
이처럼 기부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비야 씨처럼 세계를 돌며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돕는 것뿐 아니라 작고 소소한 것으로도 충분히 우리 주변에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어디를 가던 다들 어렵다는 말뿐이다. 그러나 나눌 수 있음에 행복하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은 집에 들어가 우리 주변에 소외받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찾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