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복철(前車覆轍)’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앞의 수레가 엎어진 바퀴자국이라는 뜻으로 실패의 전례나 앞 사람의 실수를 거울삼아 경계하라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올 들어 연이어 터지고 있는 한나라당 도의원들의 음주파문 사건을 보고 있자면 이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최근 경기도의회 심진택 도시환경위원장(한·연천2)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상기간 중 호프집 여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2주 진단서와 함께 경찰에 고소당해 한나라당을 탈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5월 초 안산에서 열린 어버이날 행사에서 5급 공무원 동장에게 술을 끼얹고 폭행해 한나라당을 탈당한 노영호(안산8) 도의원, 7월 중순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에서 도공무원 및 동료 의원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 물의를 일으킨 한나라당 김홍규(동두천1) 도의원 등 이러저런 작은 해프닝을 빼고도 도 내에서 여러사람의 입에서 오르내릴 굵직한 사건만 벌써 3번째다.
특히 이번 음주추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었고 정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권 지도부뿐 아니라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는 기간, 이로 인해 도내 여러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자중해야 하는 기간이었음에도 불구, 발생했다는 점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게다가 이전 음주사건이 터진 지 1개월만에 또 다시 발생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음주추태를 벌인 도의원들은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보다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 주민, 나아가 도민의 얼굴을 더럽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이번에야 말로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한다.
또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정권을 잡게 해 준 한나라당은 정말 부끄러워 해야 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력한 조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3’이라는 숫자를 중요시한다. 또 한번의 실수(?)로 한나라당이 현대판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