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정치부에 근무하는 오영탁 기자가 급성A형간염으로 사경을 헤매고 있다. 발열을 동반한 감기증세가 차도를 보이지 않아 지난달 29일 아주대병원을 찾았다가 A형간염이 의심스럽다는 의사말을 듣고 입원했다. 당시 본사 이상원 부사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오 기자는 “훌훌 털고 나가겠습니다”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자신에 차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다. 오 기자는 밤사이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지금까지 의식없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틀 뒤인 31일 병원을 다시 찾은 이 부사장은 의사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듣었다. “간 이식 말고는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오 기자의 동생이 결심을 굳히고 조직검사를 받았으나 B형간염 보균자여서 이식이 어렵다는 결과가 돌아왔다. 오 기자는 지금 의식불명 상태에서 투석을 시작했다.
오 기자를 처음 본 것은 필자가 편집국장으로 재직중이던 지난해 9월 회사 간부들과 함께한 수습기자 면접실에서였다. 그러나 수습기자 합격자 명단에 오 기자는 끼지 못했다. 오 기자가 기거하는 곳은 남양주시 여서 출퇴근 거리가 적합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일뒤 오 기자를 채용하기로 결정해 10월초 경기신문 가족이 되었다. 오 기자는 생활근거지가 수원이 아니어서 정보취득에 목말라 했다.
제보를 얻기 위해 안가본 곳이 없었고 또 선배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그냥 흘려 보내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올 1월초 오 기자가 사직서를 내밀었다. 고향인 광주직할시로 가겠다고 했다. 본사에 입사하기 전 광주지역 언론에서 수습기자 과정을 거친 기억을 되살리며 필자는 “그 경력으로 광주에서 뭐할거냐. 차라리 여기에서 경력을 튼튼히 쌓고 내려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오 기자는 흰 봉투를 거두고 열심히 뛰었다. 지난 7월 13일 사회부에서 정치부로 옮겨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었다.
본사 박세호 대표이사는 1일 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전직원이 종교를 통한 간절한 기도와 마음의 기원으로 오 기자가 완쾌되어 돌아올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오 기자는 올해 31세 미혼이다. 한국기자협회 인천·경기협회에서 모금운동을 시작한다. 자꾸 오 기자가 눈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