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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혈액대란’만은 막아야한다

10월말 현재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이 보유하고 있는 혈액보유량은 ‘3일분’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4.7일분’에 비하면 1.7일분이나 모자란다. 이처럼 혈액 보유량이 급감하게 된 까닭은 신종플루 탓이다.

정부는 3일 신종플루 전염병 위기단계(4단계)를 ‘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하루 9천명 안팎의 감염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불가피한 조치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신종플루 때문에 헌혈자가 급감하고 그로인해 혈액보유량이 줄어들고 있는데 있다. 우리나라의 혈액 수급구조는 전적으로 헌혈에 의존하고 있다. 헌혈은 일반, 종교, 군부대, 학교 소속원으로 대별되는데 일반과 일반단체가 가장 많고 학생, 군부대, 종교 단체 순이다.

그런데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학교는 휴교령을 내리지 않기로 했지만 여전히 위기단계에 직면해 있고, 군 당국은 장병의 휴가와 예비군 훈련 중단을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다. 가장 헌혈을 많이 하는 일반과 일반단체도 신종플루를 비껴나기에 급급하다 보니 헌혈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혈액 보유량이 3일분 이하로 떨어질 경우 혈액‘대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 있다. 다급해진 보건복지부는 ‘3일분 이상’을 절대 목표로 설정하고, 모든 시·도혈액원과 100곳의 헌혈의 집의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등의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혈액의 효율적 사용을 권고하고, 대국민 헌혈 홍보 강화방안도 마련하기로 하였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11월과 12월은 동절기인데다 신종플루의 전염이 극점을 이루는 시기여서 비상대책이 먹혀들지가 의문이다. 보건당국은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완치 7일 이후, 예방백신 접종 후 24시간 뒤부터는 헌혈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결국 혈액대란을 막고, 혈액 수급의 안전을 도모하는 길은 국민 모두가 냉철한 판단과 함께 헌혈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는 일이다.

피는 생명의 원소이다. 결코 그럴리야 없겠지만 만에 하나 혈액 보유량이 ‘3일분’ 이하로 떨어져서 수혈을 못하는 상황이라도 벌어진다면 우리는 더 없이 소중한 가족과 이웃을 잃을 수도 있다. 신종플루의 공포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모두가 신종플루의 희생자가 되지는 않는다. 헌혈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애와 용기 있는 사람들이 해왔다. 경제도 어렵고, 사회 현실도 녹녹하지 않지만 지금이야말로 숭고한 희생을 다시금 실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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