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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춘서커스단

‘곡마단에서 부는 나팔 소리는/옛날이나 지금이 다르지 않다./트럼본으로 느슨하게 부는/목포의 눈물//몇십 년을 더 살았어도/그 나팔 소리를 못 잊어/며칠 전 곡마단 구경을 갔다.//가련한 소녀가 그네를 타고/불 속으로 말이 뛰며/난장이는 발끝으로 통을 굴린다./변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황금찬 시인이 서커스의 추억을 노래한 ‘곡마단’이란 시다. 우리나라 서커스단의 대명사는 동춘 서커스단이다. 왜냐하면 유일한 서커스단이기 때문이다. 1925년 동춘 박동수 선생이 창단한 동춘서커스단은 1960∼70년대 전성기를 누리며 이주일, 배삼룡, 서영춘 등 유명 연예인을 배출했다.

동춘서커스는 1960~1970년대 서커스 붐이 일면서 한창 호황을 누렸다. 전성기 때 단원은 250여명을 웃돌았다고 한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급격히 몰락의 길을 걸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관객수가 감소하는 등 1980년대 이후 사양길을 걷기 시작해오면서 지금은 단원 수가 50명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서커스를 하려는 지원자가 없어 인력난을 겪고 있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국제적 경제위기와 신종플루의 유행으로 인해 관객은 더욱 줄어들고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이에 따라 지난 14일 열린 하남문화예술회관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 위기까지 몰렸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동춘서커스단의 해체 소식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해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변에서 만류하는 의견이 많아 단원들이 서커스단 운영을 계속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 반갑다.(본보 16일자 7면) 수원시시설관리공단이 수원야구장 주차장 부지를 무상 제공하기로 하면서 해체 위기에 몰린 84년 전통의 동춘서커스단이 해체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동춘서커스단의 해체는 기예단 하나가 사라지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다. 너나할 것 없이 어려웠던 시절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위안을 선사했던 소중한 추억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아쉬워했던 것이다.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갈 뻔한 동춘서커스단의 회생 소식에 안도하면서 이번 기회에 적극적으로 서커스를 발전시켜서 관광 상품화할 것을 제안한다. 지극히 한국적인 서커스를 만들어 전 세계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반드시 보고 가야 하는 공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국가에서 안하겠다면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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