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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구마, 싹수가 보인다

농가 대부분 씨고구마 퇴화
농기실용화재단 개선 앞장

 

고구마는 1763년 일본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된 이래 우리국민과 애환을 같이 한 작물이다. 흉년이 들어 식량이 부족할 때나, 식량이 떨어져 곡식 한줌을 그리워하며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시절, 선조들과 우리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 주었으니 식량으로서의 사명을 다한 고마운 작물이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영양분이 모자라 질병이 많았다. 지금은 선진국처럼 영양분이 넘쳐서 생기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구화된 식생활과 지나친 고기섭취 등 영양불균형에 따라 암,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과 생활습관병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고구마의 기능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고구마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연구를 통해 식량위주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산업용, 색소이용 등으로 이용범위가 늘게 됐다. 최근에는 식품을 이용해 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에 시야를 돌림으로써 고구마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고구마에는 식이섬유, 폴리페놀,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비타민류, 미네랄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 색깔을 가진 고구마는 크게 주황색고구마(일명 : 호박고구마)와 자색고구마로 나뉜다. 자색고구마는 안토시아닌을 많이 지닌 고구마다. 항산화성이 높고, 항변이원 활성, 혈압상승과 관련이 있는 안지오텐신 변화효소의 저해활성도가 높다. 주황색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과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항암, 항산화작용 등의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분작물인 고구마는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 수확량도 많을 뿐 아니라 그 쓰임새가 매우 여러 가지다.

이와 같이 보배롭고 싹수가 보이는 고구마가 우리에게 쉽게 다가오게 하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몇 가지 숙제가 있다. 바로 병해충 문제다. 병해충은 고구마의 품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바이러스, 덩굴쪼김병 등 병해와 선충, 굼벵이, 뒷날개흰밤나방 등 충해들이다. 이러한 병해충을 잘 이겨내는 품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품종개발은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고구마는 줄기를 이용해 자손을 이어 간다. 벼는 종자로 번식하기 때문에 증식률이 100배다. 그러나 고구마는 벼 증식률의 1/10에 불과해 매우 낮다. 벼를 심을 때 필요한 종자량은 50㎏/㏊이면 충분하다. 고구마는 1천㎏/㏊의 씨고구마가 들어간다. 이와 같이 증식률이 낮고 씨고구마가 많이 필요한데도 고구마의 새로운 품종증식과 보급체계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고구마를 재배하는 대부분의 농가는 기원이 불분명한 품종을 여러 해 동안 씨고구마로 쓰고 있어 퇴화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최근 개발된 새로운 품종이나 몸에 좋은 유색고구마 품종보급 등이 매우 절실하다. 그러나 증식 전문기관이 없고 증식 농가수도 많지 않아 수요와 공급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씨고구마 공급은 농업인 또는 대량 재배자에 의해 묘로서 제공되고 있다. 신품종을 육성해 공급해도 묘 공급업자들에 의해 품종명이 사라지고 있다. 새로운 명칭이 부여될 우려도 크다.

일본, 중국 등에서는 씨고구마에 의한 묘공급이 줄어들고 시설재배 내에서 생산된 무병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무병묘 공급을 하면 씨고구마용 저장이 필요 없다. 전문 공급자가 양성되고 품질 고급화와 수량이 향상되므로 전반적인 씨고구마 공급의 문제점이 한 번에 해결된다.

이러한 문제해결의 열쇠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손 안에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농업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성과의 신속한 영농현장 실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설립한 공공기관으로 지난 9월 7일 출범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고구마 주산지에 알맞은 우수품종을 신속하게 보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매년 분양을 원했던 씨고구마량은 12t 정도다.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육성기관에 의뢰하는 체계로 실제분양은 3~4t에 머물렀다.

앞으로 우리재단에서는 분양 요구량을 전량 공급해 수혜자의 요구도를 충족하고 신뢰감을 구축할 것이다. 새로운 우량품종이 전국 고구마 주산지로 늘어날 때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육종성과가 파급될 것으로 본다. 조직배양 무병묘 대량생산과 증식 보급체계를 신속하게 구축하는 것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고구마는 인류의 자연건강식품으로 바뀌어 우리의 곁을 영원히 지켜줄 작물이다. 어려웠던 그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고구마를 우리나라에 처음 가져온 조엄 선생을 기리고 싶다. 그분께서 배고팠던 백성을 위해 베푸신 정신을 마음속 깊이 받아들여 자자손손 후세들에게도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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