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1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 쇠사슬

/이창식 주필

쇠사슬은 쇠고리를 여러 개 이어서 만든 쇠끈을 말한다. 쇠사슬은 짚이나 마(麻) 따위로 만든 식물성 끈에 비해 훨씬 견고하고 잘 끊어지지 않으며 강한 만큼 결박과 구속의 의미가 강조된다. 그래서 식물성 끈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강한 구속력을 필요로 할 때 쇠사슬이 사용된다.

사슬은 억압이나 압제의 혹독함에 비유되기도 한다. 예컨대 ‘공산 독재의 쇠사슬’, ‘무단정치의 쇠사슬’ 등인데 이러한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을 ‘사슬 끊기’, ‘사슬에서의 해방’이라고 했다. 쇠사슬은 고문과 형구(刑具)로도 썼다. 역모죄, 살인죄 등 흉악범을 압송할 때 일반 밧줄 대신 쇠사슬로 묶었다. 어떤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도 쇠사슬에 견주어진다. 비리 사건에 연루된 자가 줄줄이 나타나는 것을 ‘비리의 사슬’이라 하고, 생태계에서 이루어지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순환을 ‘먹이 사슬’이라 한다.

또 데모를 할 때 사람과 사람이 손을 잡고 늘어서는 것을 ‘인간 사슬’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적 의미에서의 사슬은 사회적, 정신적 융화를 의미한다. 즉 집단 생활에 대한 적응력의 상징이다. 이 때의 사슬은 외부에서 강요된 억압이 아닌 자발적 가입이다. 유대인들의 금사슬 목걸이는 아버지의 교훈과 어머니의 가르침을 의미하며 달 모양의 사슬 목걸이는 부작으로 사용되었다. 한편 사슬 문장(紋章)은 악명과 굴욕에 대한 거부를 나타냈다.

엊그제 성남시의회가 성남·광주·하남시의 통합안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쇠사슬이 등장했다. 3개시 통합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이 죽음, 억압, 압제를 상징하는 쇠사슬로 스스로를 묶고 의장석을 점거한 것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국회 본회의장의 사슬 난리의 판박이였다. 형뻘이 되는 국회가 하니까 아우뻘 되는 지방의회가 금방 흉내냈으니 기막힌 학습효과였다. 오죽했으면 쇠사슬로 결박했을까 싶기도 하지만 정당한 시위방법은 아니였다. 우리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신흥 선진국이다. 그러나 정치는 뒤로만 간다. 그래서 3류 소리를 듣는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