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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양시 100층 청사 저의가 뭔가

성남시가 초호화 청사를 지어 여론의 질타가 쏟아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안양시가 또 서민감정을 건드리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도는 수원 광교신도시에 총 예산 4천700억원을 들여 지상 36층 규모로 지으려던 도 신청사의 설계작까지 선정해 놓고도 고비용·호화 청사 논란을 비껴가기 위해 계획 자체를 수정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나온 안양시의 호화청사 발표는 허탈한 마음만 들뿐이다.

안양시의 신청사 계획을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다. 100층짜리 복합건물로 짓겠다는 것이다. 동안구 시민대로에 위치한 현재의 청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초고층 건물을 지어 행정청사(안양시, 시의회, 동안구)를 입주시키고 나머지 면적은 비즈니스센터, 컨벤션센터, 호텔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018년까지 계획되어 있는 시청사에는 시예산과 민간자본 2조2천349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정부도 지자체의 청사면적 등에 관한 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힌 게 엊그제인데 이번에는 랜드마크 운운하는 100층짜리 초고층 시청사가 추진된다고 하니 어리둥절해질 뿐이다. 시는 새로 짓겠다는 청사가 다소 호화스럽다고 판단했던지 이를 감추려는 듯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짓게 되면 공사기간에만 4만2천명의 고용창출과 3조6천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한다고도 했다. 건물이 완공되면 1만여명의 상시 근무자와 5만여명의 유동인구가 발생해 준공 첫 해 1천900억원, 이후에는 매년 370억원의 재정수입이 예상된다고 그럴싸한 분석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의 안양시 청사는 지난 1996년 10월에 완공돼 불과 13년밖에 안된 멀쩡한 청사로 이를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것은 엄청난 예산낭비다. 안양시 주장처럼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들고 고효율의 리모델링 예산도 만만치 않아 신청사를 짓는다면 거의 모든 국내 관공서를 다 새로 건축해야 할 것이다. 또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을 도입해 재정수입을 늘린다는 방식도 과연 지자체에 어울리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경제한파에 서민들은 죽어나가도 관공서 건물만 멀쩡하게 올라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더군다나 안양시의 경우 지난해 정부가 여론조사를 거쳐 선정했던 행정구역 자율통합 대상 6개 지역중 한 곳(안양·군포·의왕)에 포함될 정도여서 정부와 국회가 오는 2014년까지 추진하는 전국적인 행정체제개편에서 지금의 안양시가 그대로 유지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안양시 관계 공무원들이 이런 사정을 뻔히 알텐데 난데없이 초호화 청사라니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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