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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둘(2)

이창식 주필

2월이다. 2월을 나타내는 둘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둘은 혼돈의 상징이었다. 제주도 천지 창조 신화 천지왕 본풀이에 하늘의 옥황상제가 해와 달을 2개씩 보내 어둡던 세상을 밝게 했다. 그러나 낮에는 너무 덥고 밤에는 너무 추워 견딜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땅 위의 동물과 식물이 말을 하고 사람과 귀신의 구별이 안 돼 혼돈의 세상이 되었다. 천지왕은 이러한 무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총맹부인과 결혼해 대별왕과 소별왕 두 아들을 낳았다. 큰아들 대별왕이 장성하여 활을 쏘아 해와 달을 각각 하나씩 동해에 떨어뜨렸다. 이어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생물의 혀를 굳게 하고 사람과 귀신을 분리시켜 세상의 질서를 바로 잡았다. 대립하는 둘이 있을 때 질서는 지켜지기 어렵다는 신화다. 둘은 흉조의 상징이기도 했다. “머리에 가마가 둘이면 장가를 두 번 간다”, “한 사람의 머리를 둘이 빗으면 그 사람이 죽는다”, “두 사람이 한 대야에서 세수하면 싸움한다” 등의 속담이 그것이다. 도교에서는 둘을 음양의 이치로 봤다. 노자(老子)는 “도(道)가 하나를 낳고, 하나가 둘을 낳고, 둘은 셋을 낳아 셋이 만물을 만든다” 했다. 장자(莊子)는 “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어긋나면 천지에 큰 변동이 생긴다”며 음과 양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한 채 어긋나게 운행하면 천재지변이 일어난다고 하였다. 서양은 전통적으로 둘을 악의 상징으로 여긴다. 둘(이원성)은 하나(통일)에서 출발한 최초의 숫자로, 최초의 선(善)에서 일탈한 죄로 간주하고, 단일신을 뜻하는 하나에 대립하는 둘을 사탄시한다. 둘은 선과 악, 유일과 다수, 남성과 여성, 적극성과 소극성, 생과 사, 오른쪽과 왼쪽, 무한과 유한, 넘침과 모자람 등 양극의 상반된 대립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모든 발전은 대립과 현상(現狀)의 부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둘은 발전의 원동력이며 이원성이야말로 모든 사상과 운동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수비(數秘)학자들은 둘의 대립을 조화시키려면 셋이라는 숫자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2월은 조심스러운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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