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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시대 그늘진 민중이야기

송기숙씨, '들국화 송이송이' 출간

민족문학작가 송기숙(67)씨가 장편소설 '오월의 미소' 이후 3년만에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문학과경계사 刊·8천5백원)를 펴냈다.
이번 작품은 송씨가 오랫동안 다뤄온 민족문제, 분단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다. 9편 가운데 5편이 분단의 문제를 다룬 단편으로, 골 깊은 분단 역사의 상처가 현재적 삶과 연결돼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북핵문제로 국내외 정치상황이 시끄러운 현실과 맞물려 분단문제를 다룬 송씨의 소설집 '들국화 송이송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설집 '들국화…'의 표제작인 '들국화 송이송이'는 고향을 찾은 두 노인네 이야기다.
작품 속의 '털보 영감'은 극단적인 반공이데올로기가 득세하던 시절, 친구 김달곤과 함께 고향집을 찾아나섰다가 간첩으로 몰려 감옥살이를 했다. 출옥 후 사회의 냉대를 받으며 궁핍하고 신산한 세월을 보내면서도 고향을 잊지 못하는 것은 그곳에 젊은 시절의 애틋한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몇십 년만에 고향을 다시 찾은 털보영감은 폐허로 변한 집터에 만발한 들국화를 본다. 그는 전쟁의 와중에 헤어졌던 여자가 이곳에 찾아와 일부러 꽃을 심어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재회의 희망을 갖게 된다.
이 단편은 분단시대의 폭력성이 개인에게 끼친 상처를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빨치산과의 전투를 피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던 운전병이 평생 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길 아래서'와 광주민중항쟁 당시 각인되었던 유상수란 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분단 이데올로기속에 북소리를 통해 세상과의 화해에 초점을 맞춘 '북소리 둥둥'이 분단을 소재로 한다.
또 '성묘' '보리피리' 등 수록작의 대부분은 분단의 역사가 개인의 현재적 삶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분단을 소재로 하지 않은 나머지 4편 또한 분단의 현실속에서 그늘진 민중들의 애환을 여실히 보여준다.
골프장으로 변한 고향을 둘러보며 감회에 젖는 주인공의 시선을 통해 자본주의의 욕망을 드러낸 '꿈의 궁전', 수몰민의 아픔을 다룬 '가라앉는 땅', '돗돔이 오는 계절', 수몰민의 아픔을 대립화시키면서 우리가 잃고 잇는 것이 무엇인지 꼬집은 '가라앉는 땅' 등은 작가가 가진 역사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소설집 '들국화…'는 민족문학의 대작가 송기숙이 큰 이야기꾼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음을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쉽게 아물지 않는 골 깊은 분단의 상처를 보듬는 작가의 원숙미와 여전한 송기숙의 투철한 역사의식을 읽을 수 있다.
1965년과 66년 '현대문학'에 문학평론, 소설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해온 송씨는 대표적 소설집 '백의민족'(1972), 테러리스트(1986) 등 5권을 냈다. 장편소설로는 '자랏골의 비가'(1977), '암태도'(1981) '녹두장군'(전12권, 1989-1994) 이외에도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설화집 '보쌈'(1989)을 내기도 했다.
송씨는 6년전 '글만쓰고 살자'고 세상의 울을 넘듯 전라도 광주에서도 한참 떨어진 시골로 내려갔다. 앞으로 우리나라 설화를 본격적으로 정리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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