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역 근처에는 거짓말 같은 무료식당이 있다. 지난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문을 연 ‘민들레 국수집’이다.
배고픈 사람은 이곳에서 무료로 밥을 먹을 수 있다. ‘민들레 국수집’이지만 국수는 없다. 며칠씩 끼니를 굶은 사람들에게 국수는 요기가 되지 않아 주메뉴를 밥으로 바꿨다.
국수집 주인이자 저자인 서영남 작가는 가난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25년간의 경찰로 생활하다 지난 2000년에 경찰복을 벗었다.
이후 동인천 역에서 배고픈 사람들이 밥 한 그릇 먹기 위해 긴 시간 기다리는 장면을 목격하고 민들레 국수집을 차렸다.
이 국수집에서는 식사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손님들이 줄을 서지 않는다. 손님이 많을 때는 무조건 가장 오래 굶어서 제일 배고픈 분들에 먼저 식사를 한다.
처음엔 6인용 식탁 하나에 손님 6명이 앉으면 설거지 할 틈도 없을 만큼 비좁았던 국수집은 이제 24명 손님이 한번에 식사할 수 있을 만큼 넓어졌으며 요즘은 날마다 찾아오는 손님이 400~500명에 이르며 하루 들어가는 쌀만 150㎏이다.
후원은 그가 하는 일에 절대적인 응원을 보내는 아내와 딸, 월요일마다 점심을 거르며 모은 돈을 1년간 저축했다가 전달해주는 우체부 아저씨, 하루 15㎏ 폐지를 모아서 번 돈 1천원을 반찬값에 보태라며 내주시는 할머니 손님, ‘국수집 손님들을 위해 쓰고 싶다’며 영치금을 모아 보내오는 교도소 사람들, 매달 연금 13만 원에서 만원씩 떼서 건네시는 할머니, 무시로 찾아와 온몸으로 봉사해주는 봉사자들, 고춧가루 등을 매년 나눠주는 화수시장 상인들. 그들이 든든한 ‘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