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한 사랑의 얘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시인 이 상(李箱)에 얽힌 장편 화제작 「굳빠이 이상」으로 주목받았던 소설가 김연수(33)씨가 삼각관계를 얼개로 한 원고지 400매 안팎의 중편 「사랑이라니, 선영아」(작가정신 刊)를 냈다.
광고카피인 '선영아, 사랑해'를 제목으로 패러디한 이 소설은 자칫 뻔한 얘기로 흐를 수 있는 남녀간 사랑과 질투에, 에세이적 장치와 다양한 대중문화 기호, 인문학적 상상력 등을 결합시켜 고급한 사랑방정식을 만들어낸다.
기본구도는 선영이라는 여자를 꼭지점으로 한 대학 동기 광수와 진우의 삼각관계. 광수는 한때 진우의 애인이었던 선영과 결혼한다. 결혼 후 선영과 진우의 관계에 대한 질투가 깊어진다.
진우는 결혼한 선영을 못잊어 그녀의 주위를 맴돌지만 선영은 옛사랑의 유혹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려 광수에 대한 사랑을 재차 다짐한다.
영화 등에 밀려 위기론이 거론되는 소설장르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읽히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
김씨는 "영화에 밀려 소설은 끝났다고 한다. 지금 쓰는 소설이 없어질 수 있는 장르라고 한다면 나같은 젊은작가는 계속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이 영화를 닮아가는 것이 아니라 낯설지 않도록 소설 안에서 쇄신을 찾는데 맞추어져야 한다. 어떡하면 읽힐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작가는 빈번히 소설에 개입해 설명을 시도한다. "..질투란 상대방에 대해 모든 걸 알게 됐다고 생각한 게 착각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그러니까 '어쩌면'이나 '아마도'라는 부사로 시작되는 문장이 하나 둘 마음 속에서 떠오를 때, 부록처럼 따라오는 감정" 등의 식이다.
광수의 낭만적 사랑론과 강박증에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나 프로이드 등 여러 담론을 들먹이는 진수를 통해 '인문학적 향기'를 불어넣는다.
그런가 하면 광고카피와 영화대사 등 대중문화의 기호가 곳곳에 양념처럼 뿌려져 있다. 술취한 진우가 결혼을 앞둔 옛애인 선영을 집으로 데려와 "선영아 사랑해"(광고카피)라고 고백하자 선영은 "어떻게..사랑이 변하니?"(영화 '봄날은 간다'의 대사)라고 답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김씨는 "사랑에 대한 여러 담론을 적극 끌어들여 내용전개가 빠르고 고급한 사랑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만주 무장항일투쟁과 건국과정에서의 갈등을 소재로 '나는 누구인가'의 정체성고민을 담은 작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172쪽. 7천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