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때 장관을 지낸 사람이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됐다는 토픽을 보았다.
부끄러운 고백 한 토막 -. 나 역시 교통사고를 내서 운전면허가 정지된 적이 있다. 변명이지만, 지금처럼 자동차 보험이 필수(必須)가 아니고 선택(選擇) 비슷한 시절, 보험이 만기(滿期)된 것을 며칠 깜빡 지나쳤다.
사고 내용은 경미(輕微)했지만 미보험이 문제였다. 합의(合意)까지의 과정은 사정을 하다, 배짱을 내밀고 밀고 당기는 꽤나 지루한 시간이 필요했다. 명분 싸움 같지만 결국은 합의금(合意金) 때문이다. 하여간 추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도로교통안전협회에서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러서 통과 되면 정지 기간을 단축해 주었다.
200명 정도 수용하는 강당에서 강사는 진지하게 휴대폰을 꺼 달라고 애절하게 부탁하지만, 모두 들은 체도 않았다.
여기저기서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 그리고 시비에 가까운 잡담,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도 뭐 그리 공동화제(共同話題)가 많은지? 대부분 음주 운전 단속에 걸려든 사람들이 만드는 또 하나의 시장(市場)판이었다.
스님도 있었고, 일종유흥업소(?)에 근무하는 것처럼 보이는 화장 진한 여성들 그리고……. 대학생들처럼 보이는 젊은이도 많았다. 한 마디로 나를 포함해서 ‘그 나물에 그 밥!’
지극히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이지만, 전혀 그런 느낌은 없고 ‘왜 나만 재수 없게…….’ 이런 당당한 심보였다.
면허정지 기간에는 무면허인데도 ……. 직접 차를 몰고 먼지를 풀풀 날리면서 자동차 경주하는 것처럼 무엇이 그리 바쁜지 좁은 도로를 먼저 빠져 나가기 위해 경적을 빵빵 울리며……. 한 마디로 후안무치(厚顔無恥)!
손을 흔들며 강사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가, “또 봅시다.” 아무리 형식적인 인사라도 어울리지 않는다. 유머 있는 강사는 이런 인사에 정색을 하며 “절대 다시 보지 맙시다.” 왁자지껄하게 웃었다.
또 하나 음주운전에 관한 씁쓸한 이야기…….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방송국에 입사한 소위 언론고시(言論考試)에 합격한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이 있었다.
그런데 술버릇이 고약하다. 아니 술을 이기지 못한다. 빨리 취했다.
첫째 잔을 권할 때는 점잖게 직책에 “님”자까지 붙이지만, 십 분쯤 지나면 김 형……. 그리고 한 시간쯤 지나면 호칭이 “어이......”였다.
술 때문에 한 번은 큰일 낼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얼마 전 구속이 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쓰리 아웃 제도에 걸려서 상습 음주운전으로 죄질이 나쁘다고 벌금형이 아닌 체형을 받았다고 한다. 아주 착한 부인과 아이들도 두 명이나 있는데 물론 직장은 당연히 사직을 했고……. 천재성(天才性)이 있는 친구였는데, 술 때문에 패가망신한 셈이다.
다시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린다.
장관으로 임명 받자면 자기관리에 엄청나게 철저할 텐데…….
환경운동가로 참신한 이미지를 주던 사람인데 치과의사를 하다 주위로부터 신망을 얻어 민선 구청장을 지내고 파격적으로 참여정부 시절에 발탁됐는데……. 이런 저런 인연으로 개인적으로도 약간은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 하여간 술이 원수로구나.
평소 참 반듯한 이미지인데 사람의 앞면과 뒷면은 조금씩 차이나는 모양이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전체를 평가 할 수는 없지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더니…….
참신한 정치인의 추락이 안타까워서 부끄러운 과거까지 회상이 됐다.
술 한 잔 마시고 설마 하는 분들을 위해 무서운(?) 이야기 소개한다.
음주운전을 하면 엘살바도르에서는 총살을 시킨다고 하고 불가리아는 초범은 훈방, 재범은 교수형……. 참으로 무시무시하다. 음주운전은 간접 살인이 아닌 직접 살인으로 간주한다.
핀란드에서는 한 달 월급을 몰수하고, 미국의 조지아 주에서는 번호판에 D라고 명기를 한단다.
Drunken Driving -. 현대판 주홍글씨라고 할까?
제일 재미난 것은 말레이시아 -. 아무 죄도 없는 아내까지 수감해서 이튿날 훈방을 하는데……. 음주운전해서 애꿎은 나까지 그런 창피를 준 단말이지? 바가지의 질과 양은 대강 짐작 할 수 있다. 이런 바가지 전략은 궁리 끝에 나온 것이니 일리도 있다.
하여간 동서고금에 가장 무서운 것은 아내의 바가지란 것이 입증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