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영화'로 낙인찍혔던 `지구를 지켜라'에 뒤늦게 상복이 터지면서 웃음꽃이 피고 있다.
순제작비 33억원과 12억원의 마케팅비를 들여 4월 4일 간판을 내건 `지구를 지켜라'는 평단과 언론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3주 동안 전국에서 6만5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초라한 흥행 성적을 남겼다.
제작사인 싸이더스는 후속작 `살인의 추억'의 빅히트로 손해를 만회하기는 했지만 자칫하면 충무로 굴지의 프로덕션이 문을 닫을지 모르는 위기를 불러온 것이다.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가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과 비교해 "봉 감독이 영화 `아마데우스'의 살리에르라면 그는 모차르트"라고 극찬했던 장준환 감독도 `불운한 천재'라는 딱지가 붙을 판이었다.
그러나 평단과 언론의 평가는 헛되지 않았다. `지구를 지켜라'는 지난 20일 대종상 시상식에서 신인감독상과 남우조연상(백윤식)을 거머쥔 데 이어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게오르기 은상인 감독상을 차지했다.
1985년 최은희(소금), 89년 강수연(아제아제 바라아제), 93년 이덕화(살어리랏다)에게 주연상을 안겨준 모스크바 영화제는 소비에트 연방 해체 이후 몰락을 거듭해 예전의 명성이 퇴색했지만 그래도 동유럽에서는 전통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대종상의 상금제가 올해부터 없어지고 국제영화제 수상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포상 규정에서도 모스크바영화제가 99년 삭제돼(참가 지원 대상으로만 규정) `돈복'은 여전히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희망은 아직도 남아 있다.
`지구를 지켜라'는 지난 20일 영진위로부터 자막 번역과 프린트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돼 해외 진출을 위한 종잣돈을 얻게 됐으며 7월 10일 개막될 부천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도 선정됐다. 또한 관객들의 재개봉 요구가 빗발쳐 이미 비디오가 출시됐는데도 이례적으로 27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시어터2.0에서 상영되고 있다.
싸이더스의 노종윤 이사는 "부천영화제가 끝난 뒤 2∼3개관에서 앙코르 상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국제영화제에도 활발히 진출해 해외 판매고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신하균이 주연을 맡은 `지구를 지켜라'는 자신의 불행이 지구에 살고 있는 외계인 때문이라고 믿는 병구가 외계인으로 지목한 중소기업 사장을 납치해 대결을 벌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미디, SF,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가 녹아 있는 데다가 `길', `블레이드 러너', `양들의 침묵', `미저리',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등 여러 영화의 패러디와 오마주(거장이나 명작에 대한 존경의 뜻으로 작품을 흉내내는 것)가 뒤섞여 있다. 평론가들로부터 `가장 독창적인 데뷔작'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꼼꼼한 촬영과 디자인, 백윤식의 호연 등도 돋보였다.
1970년생인 장준환은 성균관대 영문과를 거쳐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95년 단편영화 `2001 이매진'을 밴쿠버영화제와 클레르몽페랑영화제에 진출시켜 단번에 유망주로 떠올랐다. 97년 `모텔 선인장'의 연출부와 98년 `유령'의 시나리오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