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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ㆍ영화의 당당한 화두 `동거'

`옥탑방 고양이'와 `싱글즈' 등 잇따라

요즘 동거가 연예가의 화두가 되고 있다. 혼전 동거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잇따라 소개되고 있는 것. 이들 작품은 동거를 밝은 터치로 그려내 `동거'라는 말만 나와도 쉬쉬 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갖게 한다.
시청률 선두를 달리고 있는 MBC TV의 월화 미니시리즈 `옥탑방 고양이'가 그중 하나. 이 드라마는 구제불능의 법대생 경민과 동거녀 정은 사이의 이야기를 알콩달콩하게 엮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원작자 김유리 씨의 개인사이기도 하다. 김씨는 지금의 남편과 동거했던 경험을 인터넷 소설로 연재해 사랑받았다. 그는 "결혼해서 후회하기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미리 알아보자는 것이 동거"라고 말한다. 즉, 살아보고 결혼하자는 얘기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영화 `싱글즈'도 동거 문제를 코믹하게 다룬다는 점에서 `옥탑방 고양이'를 닮았다. 서른 나이를 앞둔 직장 여성 동미와 그의 친구 정준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들은 술김에 `사고'를 치지만 그로 인한 고민은 없다.
주인공들은 동거 사실을 주위에 숨기기는커녕 시원시원하고 자신감있게 밝히며 살아간다. 동미 역을 맡은 엄정화도 "모든 여자들이 상상은 하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영화 속이나마) 행동에 옮기니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밝힌다.
이들 작품 외에도 동거 문제를 직ㆍ간접으로 다룬 드라마와 영화는 최근들어 부쩍 많이 보인다. 지난 4월 방송된 KBS 드라마 `결혼이야기'와 5월 방송에 들어간 SBS의 `연인'이 동거를 통해 이 시대 젊은이의 연애관과 결혼관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이들 동거 작품이 세인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재미있는 시나리오 구성과 시원시원한 연기 등 작품 내적 이유도 있겠으나 기존 관념을 깨부수는 쾌감을 안겨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작품은 나아가 연애와 결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것도 제안한다.
동거생활과 동거논의가 공개적으로 가능해진 것은 성 개방풍조와 맞물려 있다. 혼전 성관계가 결혼에 치명적 결함이 됐던 시대를 넘어서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가정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가 최근 초중고생 2천72명을 대상으로 설명조사한 결과 63%가 혼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이제 순결이 과거와 같은 제약조건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옥탑방 고양이'의 김유리 씨는 "여성이 순결을 잃었을 때 중고품 또는 헌 여자로 취급하던 사회분위기가 여전히 문제다. 순결 운운하는 발상 자체의 전환이 필요하다. 여성의 순결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 족쇄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거에 실패하면 여자만 손해라는 일방적 피해의식을 털어내는 데도 자신의 드라마가 이바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동거의 논의 활성화와 순결의 의미 전환은 여권신장과 일정한 관계가 있다. 성 문란이라는 일부의 우려가 아직도 엄연하게 남아 있으나 남녀 사이가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것에서 수평적이고 주체적인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음을 최근의 영화와 드라마가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권신장와 동거수용의 상관관계는 북유럽의 강국 핀란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핀란드는 동거가 일상화해 이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어색할 정도. 2000년 집권 후 한국에도 왔던 핀란드 첫 여성대통령 타리아 할로넨의 경우 지금도 딸을 둔채 동거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를 문제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의 각료 중 상당수가 역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동거녀이며 이같은 현상 때문에 국민의 평균혼인연령이 40세가 넘는다. 핀란드는 할로넨 대통령에 이어 지난 4월 15일에는 아넬리 예텐마이키를 총리로 뽑아 세계 최초로 여성대통령과 여성총리가 국정을 이끌어가는 나라가 됐는데, 국회의장과 국방장관, 법무장관도 여성이 차지한 바 있다. 국회의원의 37.5%가 여성인 나라도 바로 핀란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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