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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산수유마을에는 수령 100년 이상의 고목을 비롯한 1만7천 그루의 산수유가 노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룬다. 올해는 저온 현상으로 개화시기가 다소 늦어졌다. 제12회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가 8일 이천시 백사면 도립·송말·경사리 일대 산수유마을에서 막이 올랐다. 꽃구경을 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수원의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야트막한 팔달산에도 주말을 맞아 시민들의 가벼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산중턱에 노란 개나리와 산수유, 진달래는 만개했지만 광교산 중턱 도로변의 벚꽃은 저온 현상으로 꽃망울을 터트리지 못했다. 화성행궁 앞에서는 무예시범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화성행궁 옆 신풍초등학교 교정에는 은행나무가 서 있다. 필자가 이 학교에 다니던 70년대 초에는 크게만 느껴지던 은행나무가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이 학교가 올해로 설립 115년을 맞고 있으니 그 은행나무는 학교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 소풍 가는 날이나 운동회 날이면 어김없이 비가 왔다. 이 은행나무에 얽힌 사연이 있다. 학교 일하는 사람이 은행마루를 베자 이무기가 나왔다. 이 사람은 이무기를 죽였다고 한다. 그 후부터 소풍날이나 운동회날은 비를 뿌렸다. 당시에는 수원시내 각급 학교에서는 신풍초등학교 소풍가는 날을 피해 잡으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푸른 싹이 돋고 꽃이 만개하는 봄이면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소풍을 가느라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다.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야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면서 소풍과 수학여행이 취소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지근해진 사이다 1병과 삶은 계란 몇개, 보물찾기와 장기자랑, 어머니가 정성껏 싸 준 김밥은 우리시대 잊혀질 수 없는 소풍의 추억이다. 그러나 최근에 초등학교들은 봄·가을 소풍을 거의 가지 않는다. 대신 버스를 타고 인근 박물관이나 미술관으로 1일 체험학습을 떠난다.

일부 학교는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학교는 인근에서 사 먹거나 단체로 도시락을 구입해 먹는다. 체험학습 장에서 장기자랑이나 보물찾기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새싹이 돋아난 들길을 친구들과 손잡고 재잘거리며 걷는 재미도 없다. 소풍은 지나간 시절의 전설로 묻힐 판이다. /안병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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